역 : 넥스트젠 코리아 에듀케이션
넥스트젠NextGEN은 젠GEN에 속한 청년 네트워크로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북미에 있다. 대안적인 삶을 꿈꾸며 공부하고 여행하던 청년들은 2013년 말레이시아에서 제노아GENOA 회의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넥스트젠 코리아라는 네트워크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 안에서도 교육에 열정을 가진 청년 그룹이 2015년부터 넥스트젠 코리아 에듀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청년과 지속가능한 삶, 청년과 세계 생태마을운동을 잇는 네트워크와 교육 플랫폼을 발전시켜 가는 중이다.
2015년 젠GEN 콘퍼런스에서 젠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이 책을 접한 한국 청년들은 세계 생태마을들의 다양한 활동과 아름다운 연대를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번역 모임을 만들었다. 넥스트젠 청년들과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번역했다. 김두연, 민경주, 민여경, 유해리, 전화영, 정지영, 조형찬, 추아영, 현숙진이 참여했고, 그 외에도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도움을 주었다. 따뜻한 연대와 마음으로 공동의 지혜를 모아 책을 펴낸다.
nextgenkoreaedu.org
감사의 글
여는 글
한국어판 서문_생태마을을 만나다
생태마을 안내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세상
공동체의 힘
지속가능성의 5가지 차원
동아시아
다음 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마을 선애빌 | 한국
학교는 마을의 어머니 홍동마을 | 한국
도시형, 개방형 생태마을 애즈원 네트워크 스즈카 커뮤니티 | 일본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삶의 방식 샨성구 | 중국
아시아&오세아니아
오래된 미래, 생태마을 라다크 | 인디아
생태마을과 탈식민지화 왕사닛 아쉬람 | 태국
남인도의 정원사 오로빌 | 인도
생태마을이 가르쳐 준 비밀 나라라 | 호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 방글라데시
창조적 진보와 현실 유토피아 키부츠 로탄 | 이스라엘
점령을 극복하며 하코리트나 농장 | 팔레스타인
유럽
고요한 중심 핀드혼 | 스코틀랜드
위탁 가정들의 공동체 키테쉬 | 러시아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 다마눌 | 이탈리아
자유와 힘, 지속가능성을 되찾는 일 라카베 | 스페인
도시와 농촌 사이의 유대 형성 귀이네스코이 | 터키
힐링 비오톱 만들기 타메라 | 포르투갈
주류에 대한 대안 지벤 린덴 | 독일
아프리카
사막에서 일어난 기적 세켐 | 이집트
뿌리를 찾아 온 지식인들 나토운 | 토고
모두를 위한 풍요로움을 찾아서 OTEPIC | 케냐
우분투, 당신이 있기에 제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녹색 학교들 | 짐바브웨, 말라위, 잠비아
생태적 삶을 찾아가는 공정 여행 산데이레 에코 리트릿 | 감비아
정부와 시민, 두 방향의 전략 마콤벨, 기디 샹띠 | 세네갈
라틴아메리카
우리의 꿈 : 평화, 자급자족, 삼바 파벨라 다 파즈 | 브라질
문화를 일구는 땅 테논드 포라 | 브라질
삶을 위한 결정, 평화공동체 산 호세 데 아파르타도 | 콜롬비아
세계화에 저항하기 코뮤나 톨라 치카 | 에콰도르
아프리카계 콜롬비아 공동체들의 권리 로사리오 제도 | 콜롬비아
북아메리카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균형 시리우스 | 미국
가장자리 효과 이타카 | 미국
히피라는 삶의 방식 더 팜 | 미국
근본으로 다가가기 더 소스 | 자메이카
보통 사람들이 일구어 낸 놀라운 일들 어스헤이븐 | 미국
네트워크 안내
젠GEN의 역사
소통을 위한 방법들
넥스트젠, 젠GEN의 청년단체
젠GEN과 가이아 에듀케이션
주목할 만한 움직임들
참고도서
엮은이 소개
한국어판에 함께해 주신 분들
자급자족, 핸드메이드, 반농반X, 제로 웨이스트
위태로운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증명하다
중국에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우리 일상이 사실은 위태로운 기초 위에 있음이 드러난 사례다. 살충제 계란과 라돈 침대, 가습기 살균제와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 이제 생태/환경 문제는 대상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느닷없이 우리 앞에 나타나 이 세계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대로 괜찮을까? 여기 몇 십 년 전부터 한발 앞서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실천해온 사람들이 있다.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생태마을(Ecovillage)은 사회적 환경과 자연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계획/전통공동체를 가리킨다. 대체로 생태마을 사람들은 자급자족을 위해 노력하며 텃밭 농사를 짓고 자연과 연결되는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기성품에 의지하기보다 손발의 힘을 믿으며 쓰레기를 만들기보다 자원을 순환하려 노력한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이는 생태마을에서의 삶은 일률적이거나 어떤 틀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기준은 다양하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살아간다. 살면서 부딪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때론 길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만족감이 따라온다.
우리 시대의 사랑, 평화, 교육
생태마을을 살아가는 생생한 목소리
생태마을에는 도시형 생태마을을 지향하는 일본의 애즈원 네트워크 같은 곳이 있는가 하면 침체된 농촌을 살리려는 중국 샨성구의 활동도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 속에 프로젝트 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미국 이타카 생태마을의 사례가 있는가 하면, 정부와 게릴라 간의 폭력 사이에서 평화를 선언한 콜롬비아의 산 호세 공동체가 존재한다. 생태마을에서의 삶은 대륙과 국가의 사정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핵심은 결국 마을/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는 것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사례들은 생태마을에서의 사랑과 평화와 교육의 경험을 짧지만 본질적으로 드러낸다.
많은 사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죠. 그 두려움으로 상대에게 집착하다 보면 두 사람의 사랑도 손가락 사이로 사라지는 모래와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다수의 커플은 이별합니다. 그들은 원하던 바와 정반대로 말이죠!
타메라에서 말하는 ‘프리 러브Free love’란 사랑에 책임을 지는 거예요. 상처를 받아 고통스러운 때조차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마음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방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_포루투갈 타메라 생태마을의 베라 클라인하메스(250쪽)
2000년 두 번째 인티파다가 일어났을 때, 저는 간호사로서 부상당한 이스라엘 군인들과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두 치료했어요.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비판받아야 할 것은 시스템 그 자체였습니다.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남편은 저를 버리고 떠났고, 저는 전쟁 중인 예루살렘 한가운데 임신한 몸으로 혼자 남겨졌어요. 그러면서 저는 제 활동이 정치적인 평화만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간의 평화에 대한 것이어야 함을 이해했어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배 속의 아이에게 저는 "또 다른 삶은 분명히 가능할 거야, 내가 그 삶을 찾아볼게"라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제가 가진 비전은 풍족한 지구 행성에 관한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일하면서도, 저의 비전과 내면의 영혼은 그 너머 더 먼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_팔레스타인 하코트리나 농장의 아이다 쉬블리(178쪽)
유아기에 사랑과 보살핌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의 애정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 블랙홀이기 쉽습니다. 이 부분에서 위탁 부모들의 공동체인 키테쉬가 가진 강점이 드러납니다. 아이가 우리 가족(공동체) 안에 들어오면 ‘포기’란 없습니다. 부담을 함께 나누고 기쁨도 마찬가지죠.
저는 교사가 되려고 교육을 받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지 마라. 아이들은 당신의 마음을 가져가 망가뜨린다.” 하지만 여기 키테쉬에서 우리는 공동체의 힘을 모아 아이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쏟아붓습니다.
_러시아 키테쉬 생태마을의 앤드류 에크먼(207쪽)
오래된 미래 속 라다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라는 삶을 향해 도전하는 세계의 움직임
이 책은 세계 생태마을 네트워크(Global Ecovillage Network, 이하 젠GEN)의 20주년에 맞춰 전 세계 생태마을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생태마을 관련 도서들이 대체로 이론적으로 접근하거나 관찰자 혹은 연구자의 시선을 가졌다면, 이 책은 생태마을을 직접 설립했거나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다양한 실례를 통해 독자들은 생태마을 사람들의 치열한 고민과 단단한 삶의 방식, 반짝이는 아이디어까지 두루 접할 수 있다.
『오래된 미래』 속 '작은 티벳' 라다크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실제로 이 책에는 라다크에서 생태마을 운동을 진행 중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글이 실려 있다. 헬레나는 생태적 건축과 기술을 도입한 ‘라다크 생태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서구식 근대화, 이른바 세계화를 넘어서려는 라다크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라다크가 ‘오래된 미래’라는 박제된 한때가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세계 속에서 변화하는 현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생태마을을 향한 전 세계 사람들의 노력은 어떨 때는 말 그대로 꿈을 따라가는 신나는 모험이며, 재밌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다. 또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는 실존적인 결정이며, 고난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각 대륙, 국가, 지역에서 저마다의 조건에 따라 그리고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생태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혹은 다른 마을이나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지속가능한 삶, 바라는 삶을 찾아 한걸음 내딛는다.
분명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마을이라는 작은 단위의 노력은 부족하게 보일 것이다. 당면한 환경/생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자각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생태마을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실험장이자 교육장이 되어 지금과는 다른 방향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생태마을들에게는 지역적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전 세계의 친구들이 있어 더 많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돕는다.
특별한 한국어판을 가능하게 만든
청년 활동가들의 순수한 열정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등록된 자선단체인 젠GEN은 전 세계에 지역 기구를 두고 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참여한 라다크 생태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인도의 오로빌과 미국의 이타카, 호주의 크리스탈 워터스, 영국의 핀드혼 등 세계의 많은 생태마을이 젠GEN에 가입되어 있다. 젠GEN은 여러 생태마을의 경험을 모으고 나누는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 단체이다. 여기에 젠GEN 네트워크를 뿌리로 한 교육 단체인 가이아 에듀케이션은 생태마을 디자인 교육(EDE) 개발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전 세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넥스트젠은 젠GEN의 청년 모임으로서 역시 전 세계에 지역 모임이 있다. 한국 청년들은‘넥스트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모여 전 세계 생태마을을 탐방하고 공부하며, 네트워크/교육 활동을 통해 생태적인 삶을 꿈꾼다.
한국어판에는 유럽 사례를 먼저 소개한 원서와 다르게 아시아 사례를 먼저 소개하며, 특별히 원서에 없는 한국, 일본, 중국의 동아시아 생태마을 사례가 추가되어 있다. 넥스트젠 코리아 에듀케이션 청년들은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여러 공동체를 직접 취재했고, 국내외 생태마을 활동가들에게 원고와 번역, 감수를 부탁했다. 이 책을 만드는 시간 자체가 청년 활동가들에게는 전 세계 흩어져 살고 있는 이들과 우정, 지혜를 나누는 연대의 시간이 되었다. 이를 통해 한국어판은 원서의 ‘증보판’에 가까워졌다. 이 같은 열정에 감동한 젠GEN 사무국은 이들의 제안을 수락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의 현실을 세계적 활동과 연결시키려는 청년 활동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