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

필리파 피어스 | 논장 | 2016년 06월 1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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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금세기 가장 위대한 어린이책 작가로 손꼽히는 필리파 피어스 문학의 출발점,
생생한 등장인물, 풍성한 드라마, 빈틈없는 구성으로
가장 완벽한 데뷔작으로 평가받는 수작.
유유히 흐르는 세이 강을 배경으로 두 소년의 보물찾기 모험과
깊은 우정의 세계가 긴박하고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현대 모험 이야기의 걸작!

◆ 굉장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여기, 정원 끝에, 강물 위에
흔들흔들 카누 한 척이 떠 있다.
그리고 두 소년의 특별한 여름이 시작된다.

긴 여름 방학,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가 그친 날,
데이비드네 정원에 주인 없는 카누 한 척이 떠내려 온다.
억수 같은 비로 불어난 강물을 따라 상류에서 흘러온 배.
바로 눈앞에서 날씬한 자태를 뽐내며 어서 타라는 듯 까닥까닥 흔들리는 카누에
어떤 소년이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까!
데이비드는 카누에 ‘피라미호’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직접 주인을 찾아 나선다.
첫 항해, 이름값을 하듯 물고기처럼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강물을 가르는 피라미호,
피라미호를 타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늘 봐 오던 익숙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하지만 멀리서만 보던 것들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슴 뛰는 경험이다.
그래도 홀쭉한 배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강 양쪽을 꼼꼼히 살피며 상류까지 올라간 데이비드는 그곳에서 카누의 주인인 코들링 가의
애덤을 만나고, 곧 친구가 되어 의기투합한다. 바로 카누를 타고 강을 탐험하며
코들링 집안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일이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이번 여름이 지나면
친척 집으로 가야 하는 애덤이 태어나고 자란 이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보물을 찾는 것뿐이다. 유일한 단서는 사백 년 전에 쓰인 시구절.
두 소년은 알쏭달쏭한 시구에 매달려 세이 강을 오르내리며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지만
열정과 헌신과는 달리 좀처럼 단서는 풀리지 않는다. 과연 보물이 있기는 한 걸까?
게다가 집을 사서 보물을 차지하려는 스미스 씨의 출현으로 시간에도 쫓기는데…….

◆ “더운 여름에 병원에만 있으려니 따분하고 답답했다. 우리 집과 시원한 강도 생각나고, 거기서 카누를 타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어느새 나는 모든 것을, 심지어 옛날에 오빠가 만든 선착장에 카누를 매어 두던 삼실의 촉감까지 세세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어린이책 작가로 손꼽히는 필리파 피어스가 1955년에 발표한 《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은 피어스가 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쓴 자신의 첫 책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어린이 문학계에서 첫 작품으로 카네기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남긴 걸출한 데뷔작이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장소와 시간을 특별히 재현하는 뛰어난 능력’이라고 평가받는 피어스 문학의 바탕이 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영혼의 고향인 강가의 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 피어스는 자기 작품의 원동력이 된 그 시절을 세이 강을 배경으로 한 소년들의 깊은 우정과 보통 사람들의 견고한 삶에 녹여 내어 섬세하고 담담하게 그려 낸다. 강이란 인생의 상징이며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면서 사람들을 하염없이 떠난 보낸다는 작가의 말처럼, 오래전 낡은 종이쪽지에 매달려 강 일대를 탐험하는 두 소년, 잔잔한 강물에 미끄러지듯이 나아가는 피라미호, 그 속에 배어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마침내 보물을 찾는 벅찬 순간까지 강물처럼 끝없이 흘러간다.
보물을 찾아야만 하는 절박함, 알 듯 모를 듯한 시구, 목적을 알 수 없는 보물을 탐내는 자 등 추리 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고도 치밀한 전개가 단연 월등하지만, 이 모든 흥미진진함을 뛰어넘어, 강물이 흘러간 시간만큼 겹겹이 쌓아진 사람들의 시간들, 그 세월을 살아내는 묵묵한 삶의 모습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연로한 아버지와 조카를 돌보며 생활을 꾸려 가는 다이나 고모의 강인함, 의젓한 척하지만 절망의 끝에 선 애덤의 몸부림, 마을의 허드렛일꾼 떠버리 윌슨, 수다쟁이 테이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은 누구 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그레이트 발리의 유서 깊은 가문을 생계를 걱정할 형편으로, 뚜렷하고 힘찬 필체를 삐뚤삐뚤 힘없는 글씨체로, 망나니라 불릴 정도의 말썽꾸러기를 점잖은 어른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바로 시간이다. 코들링 할아버지의 스러져 가는 생명의 불꽃은 지극히 담담하게 묘사되지만 묵직한 슬픔을 남긴다. 흐르는 세월 앞에 어느 누가 겸허해지지 않을까!

그림을 그린 에드워드 아디존은 현대 어린이책 일러스트의 아버지로 평가받을 정도로 세대를 이어 사랑받는 화가로 케이트그린어웨이상의 첫 번째 수상자이기도 하다. 수많은 어린이책과 디킨스,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등 여러 고전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이 책에서도 특유의 자연주의적이면서도 절제된 부드러운 선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정감 있게 감싸 준다.

《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은 한마디로 ‘보물찾기 모험담’ 그 이상의 재미와 문학성으로 독서의 기쁨을 만끽하게 하는 섬세한 작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이야기의 핵심은, 강에서 배를 타는 설렘과 즐거움에 있다. 등에 내리쬐는 햇볕, 강물 냄새, 새들의 날갯짓, 팔에 튀는 물방울……, 보물에 대한 강박을 뒤로하고 자유롭게 카누를 탈 때 두 소년은 진실로 순수한 즐거움을 맛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두 소년이 보낸 아름다운 여름처럼 잊을 수 없는 시간과 그 시간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기를 바란다.

저자소개

◆ 지은이 필리파 피어스
192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방송 작가와 편집자로 일하면서 문학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작품을 여럿 발표했다. 첫 책 《세이 강에서 보낸 여름》은 피어스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과 강, 마을이 등장하는 여러 책 중에서도 특별히 사랑받았다. 두 번째 작품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로 카네기상을 수상하면서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찬사와 함께 단숨에 영국 어린이 문학계의 대표 작가로 떠올랐다. 《버블과 스퀵 대소동》으로 휘트브레드상을 받았으며 《학교에 간 사자》, 《느릅나무 거리의 개구쟁이들》, 《마법 같은 하루》등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 그린이 에드워드 아디존
영국의 화가이자 어린이책 작가로, 1900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영국에서 살았다. 170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린 뛰어난 화가로, 디킨스,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등 여러 고전을 비롯해 수많은 어린이책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정감 있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에 부드러운 선과 섬세한 수채화 기법이 특징이다. 직접 쓰고 그린 《외톨이가 된 꼬마 팀》으로 케이트그린어웨이상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역자소개

◆ 옮긴이 햇살과나무꾼
어린이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곳으로, 세계 곳곳의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한다. 《에밀은 사고뭉치》, 《시튼 동물기》 등 여러 책을 옮기고, 《신기한 동물에게 배우는 생태계》, 《놀라운 생태계, 거꾸로 살아가는 동물들》을 썼다.

목차소개

차례

1. 여름 홍수
2. 누구 배일까?
3. 첫 항해
4. 코들링 저택
5. 칠 벗기기
6. 복도의 초상화
7. 보물 이야기
8. 다리 건너
9. 차 마시러 다니기
10. 폴리 방앗간과 삼끈 한 타래
11. 한 번만 더
12. ‘내 수레 널빤지’
13. 옛 물길
14. 달밤의 수색
15. 코들링 할아버지가 웃다
16. 존 코들링이 돌아오다
17. 대문의 팻말
18. 떠버리 윌슨
19. 막다른 곳
20. 퍼펙트 부인이 기억 못 한 것
21. 캐슬퍼드행 버스
22. 스미스 씨네 집에서
23. 지하실에서 지붕까지
24. 야호!
25. 차 시간에 나온 보물
26. 말하지 마, 데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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