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님과 임금님 •8
두 친구 •25
희망이네 집 •38
춤추는 개 •62
나야 나 •75
탐정사무소 폐업합니다 •102
기억을 팝니다 •127
기억을 팔거나 살 수 있을까?
기억을 파는 가게가 있다면 구질구질하고 비참했던 기억은 모두 팔아버리자. 근사하고 멋진 기억을 마구 마구 사자. 그러면 혹시 즐겁고 행복해질지도 모르니까.
2016년 청소년 북토큰도서로 선정된 『괜찮아 열두 살일 뿐이야』로 호평을 받았던 김정애 작가의 세 번째 동화집이다.
어느 날 국밥집 아들 민호는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고 키즈카페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가난하고 일밖에 모르는 부모님 때문에 생일날에 대한 변변한 기억이 없어 우울하고 비참한 기분이 드는데 엄마는 또 국밥그릇을 찾아오란다. 친구들이 배달의 기수냐고 놀려대는 줄도 모르고.
아, 싫다. 싫어. 민호는 뛰쳐나가 기억을 파는 가게로 간다. 대머리 박사에게 신나고 행복한 기억들을 마구 산다. 행복하다. 갑자기 내가 멋지고 꽤 괜찮아 보인다. 과연 가짜 기억은 오래된 기억을 덮을 수 있을까?
이 책에는 표제작 「기억을 팝니다」 외에도 여러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진귀한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과 금똥을 싸는 원숭이를 둘러싼 요절복통할 이야기. 마음속에 청개구리를 열 마리쯤 키우며 사는 것 같은 사춘기 여자아이들, 오갈 데 없는 엄마와 아이에게 보호자가 되어준 움막집 할머니와 그들을 보살펴주는 마을 사람들, 동상을 친구 삼은 아이, 소시지에 홀려 춤을 추는 개,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고 탐정사무소를 차린 아이 등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김정애 작가는 어린이들이 어른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자기 의지와 생각대로 움직여나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작품 속 아이들은 서툴지만 어른들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목소리를 따라가며 하루하루 성장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남과 비교하며 혹은 비교당하며 기죽지 말고 ‘나야 나’를 당당하게 외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동화책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각자 생긴 모습대로 밝게 살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