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
그게 어떤 결과가 되건 간에.
“폐하! 모윤의 자식입니다.”
“그래서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건헌까지도.
“자식이 그 명줄을 어찌 부지해서 살아가는지,
그자가 알면 무간지옥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만 해도 재미있거든.”
그날, 백아국 마지막 황자는 홍국 황제의 감별사鑑別師가 되었다.
천륜의 업을 지고 기꺼이 복수의 대상이 된 건헌.
한시도 잊지 못한 은원恩怨 앞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린 류안.
직속 감별사와 황제로서 마주 보기를 한 해가 지난 무렵,
수면 위로 드러난 황제 시해 음모로 인해 둘의 관계가 크게 변화하는데…….
“그대는 이대로 변치 않고 내 연심을 받을 각오나 하면 돼.”
“하오면 감히 지존을 홀린 죄는 죽은 뒤에 갚도록 하겠습니다.”
기실 그것은 이미 정해져 있던 그들의 자리였다.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은, 그날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