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그 개 엄마의 사정
이 책에 나오는 개와 인간들
제1장 | 파괴왕의 뽀시래기 시절
밀란이의 탄생
배신자 인간들
마법의 벤치
덕분에 발견한 재능
원판 불변의 법칙
해결사 개스코
프로 조경러 탄생
증말 서러버가지고…
됐고 다 나가
베스트 프렌드 유진이 이모
개판이 따로 없다
엄마는 참 가지가지
털 날릴 뻔한 날
엄마가 날 보고 울었다
엄마가 날 안아줬다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음식 편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산책 편
제2장 | 우리 집을 파괴하러 온 나의 구원자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서
지랄 영재를 위한 고액 과외
밀란이, 과외를 받다?(그런데 아빠 엄마가 달라졌어요!)
이밀란 강사가 가르쳐주는 개 언어 기초반
밀란이랑 꽃길만 걸어
발 냄새 감별사
무모한 도전
개인기와 개지랄 둘 중에 하나
개 스타일 창조경제
내 입맛에 딱
날아라 개새
나는 글렀으니 너희라도 살아 돌아가
축 생일
머리가 큰 건 죄가 아니란다
누나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알고 보니 개리기사
개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해
몽유병인가벼…
그땐 내가 잘못 생각한 거 같다
시집살이 시키는 개어머니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비밀 편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모자 편
제3장 | 밀란이랑 걱정말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야, 이게 얼마만이냐!!
내 것도 시키라고 했냐 안 했냐
초긍정 마인드가 필요해
성스럽개
흥분의 도가니탕
개푸치노와 개이크
장소는 중요하지 않아…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중요하지
이보게 내가 오밀란 선생일세
나는 가끔 셀카를 찍는다
밀란이의 탈룰라 카레
밀란이의 탈룰라 표정 관리
어르신들 수줍음이 참 많으셔
즐거운 명절
생존형 기억상실증입니다
어쩐지 센치한 기분
넘버 투 호구가 생겼다
개 모녀 사기단
큰 거 한탕만 더 하고 손 떼자
로또 맞게 해주려고 했더니만
인간을 믿기엔 당한 게 너무 많아
많은 걸 바라진 않아유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고독 편
밀란이와 함께 배우는 개자성어-전투 편
제4장 | 사랑둥이 개딸
개리어우먼의 협상력
먹고살기 힘들다
미모의 비법
개털 무료 나눔
산책은 주체적으로
그럴 때 있잖아 배가 고픈 기분
래브라도 리트리버계의 슈퍼스타
제일 어이없는 게 환승이별인 거 알지
오퐈 나 어때?
정중한 시선강탈
이것이 진정한 효도다
개인기가 안 통하는 사람도 있네;;
가슴 크기가 체력을 결정한다
마이 세컨드 하우스
개가 잘 때는 건드는 거 아니라고 못 배웠니
그때 기억나냐
우리 함께 매일 영원히
21만 팔로워가 사랑하는 우주견스타 밀란이와
드립천재 엄마가 함께 쓰는
근심소멸 무한긍정 다이어리
견스타그램계 ‘표정 부자’로 통하며 화제를 모으는 강아지가 있다. 21만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램 계정 ‘elly_elin’의 주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밀란이’.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이 올라오는 즉시 ‘좋아요’가 쏟아지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이른바 ‘우주견스타’다.
“니 입만 입이고 내 입은 주둥아리냐? 내꺼도 시키라고 했냐 안 했냐”
“저기 질문 있습니다. 산책이 곤란하다고 들었는데 그 대신 집에서 뛰어도 됩니까?”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땐 휴지가 멀쩡했는데 이게 왜 해체되어 있고 그를까… 아마 팀 내에서 분란이 있었나벼, 그러니까 해체됐지”
밀란이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강아지’로 사랑을 받게 된 데는 사람 좋아하고 장난꾸러기 같은 밀란이의 귀여운 사진은 물론, 밀란이 엄마의 자칭 ‘개드립’이 크게 한몫했다. 마치 밀란이에게 빙의라도 한 듯 유러머스하게 써내려간 독백과 해시태그는 한 번 중독된 사람이라면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저자는 “밀란이가 가족들의 말을 거의 다 알아듣는다. 그래서 말은 못하지만 대화가 되는 느낌”이라며, 그런 밀란이가 일기를 쓴다면 이럴 것이다 믿고 매일매일 익살스럽고 유쾌한 일상을 업로드해왔다. 그리고 그 게시글들은 밀란이의 랜선 이모?삼촌을 자처하는 팔로워들로부터 ‘밀란이 화보집’, ‘밀란이 에세이’ 출간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호응을 얻었다.
우리 함께, 매일 영원히
밀란이랑 오늘도 걱정말개
이렇듯 수십만 애견인들에게 사랑받는 밀란이와 밀란이 엄마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진짜 가족이 되기까지 결코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개를 키워보기는커녕 관련 지식도 전무했던 소위 ‘개 무식자’ 저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무조건 순하고 영리할 거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텔레비전에 맹인안내견?인명구조견으로 나오는 ‘천사견’의 이미지만 믿고 2개월짜리 밀란이를 덥석 입양했지만, 현실은 ‘악마견’을 데리고 온 것이 아닐까 후회될 정도로 밀란이는 사고뭉치에 말썽꾸러기였다. 문짝이며 가구며 세간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물어뜯고 찢어발기는 것이 일상이었고,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온 사방을 헤집어놓아 손해배상에 적지 않은 돈을 쓰기도 했다. 더군다나 개에게 옮는 피부병까지 걸리게 되면서 밀란이에 대한 미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그렇게 사고뭉치 밀란이를 견디다 못해 저자는 밀란이를 개 훈련사에게 훈련시키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훈련 과정에서 밀란이보다 자신이 더 호되게 혼나고 교육받으며, 개에 대해 알아갔고 밀란이를 이해하게 됐다. 사람이 저마다 타고난 성격과 신체가 다르듯, 밀란이도 아주아주 발랄한 성격과 튼튼한 몸을 타고난 개성 넘치는 개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밀란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전처럼 화가 나거나 괴롭지 않았고, 사고를 치는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밀란이의 사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저자는 “『밀란이랑 오늘도 걱정말개』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다 쓰지 못한 웃기고 황당한 밀란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밀란이의 일기’의 확장판인 셈이다. 책에 실린 73개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이미 밀란이의 매력에 푹 빠진 랜선 이모?삼촌들도, 이 책을 통해 밀란이를 처음 알게 된 독자들도, 어느새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리고 개들도 인간과 똑같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인간과 함께 살기’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그들은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나도 여자니까 화장품에 관심이 좀 많다. 그래서 화장품을 뜯어 발라보다가 냄새가 하도 좋기에 맛이 궁금해 몇 통 좀 먹었다. 근데 엄만 그거 갖고 왜 남의 화장품에 손대냐며 화를 냈다. 아니 우리가 남이가? 식구라며!
또 한 번은, 엄마가 “아무것도 안하고 소파에 누워 책만 읽고 싶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걸 기억해뒀다 방안의 물건을 다 끄집어내서 거실에 갖다놨다. 손만 뻗으면 엄마에게 필요한 물건이 다 닿으니 안 움직여도 되고 얼마나 편하겠는가? 중간에 힘 조절을 쪼까 못해서 망가진 물건이 몇 개 있긴 했지만,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보곤 내 마음도 모르고 화를 냈다.
- 제1장 파괴왕의 뿌시래기 시절
이젠 내 체력의 비밀도 알게 됐겠다, 나도 더 이상 꺼릴 게 없어 엄마와 공놀이를 하면 성이 찰 때까지 놀아달라고 조른다. 아무리 던져줘도 내가 지치지 않고 날듯이 빠르게 뛰어오자, 엄마가 “우리 밀란이, 개 같지 않고 새 같네?” 하고 씨근덕거리며 말했다. 그러고는 공을 던질 때 악쓰듯 기합을 외치기 시작했다. “공 갖고 날아와라, 이 개새야!!” 여기서 ‘새’ 할 때 시옷 발음이 조금 세게 나온 것 같고… 평소 내가 물건 망가뜨릴 때 하던 욕 발음과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분명 날아다니는 새와 비교를 하긴 한 것 같으니 뭐라 따질 수 없었다.
- 제2장 우리집을 파괴하러 온 나의 구원자
내가 한 인테리어 작업 중에서 유일하게 후회하는 게 하나 있는데, 개춘기 시절 베란다 중문 실리콘을 뜯어버린 일이다. 속이 하도 답답해서 바람이나 솔솔 통하게 하려고 한 짓인데 요즘 들어 후회하고 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요즘은 바람 들어오는 게 ‘솔솔’ 수준이 아니라서다. 얼마나 추운지, 식구들은 집 안에서도 패딩을 입고 지낸다. 소파에도 작은 전기장판을 깔아놨는데, 하도 추워서 내가 그걸 독차지하고 있다. 내가 해놓은 짓이라 미안하긴 하지만, 나도 살고 봐야 한다. 뻔뻔하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다. 아, 그러고 보니 하나뿐인 미니 난로도 내가 쓰고 있군.
- 제2장 우리집을 파괴하러 온 나의 구원자
개도 이렇게 양가감정을 느낀다는 걸, 인간들은 알까? 입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다 뜯으면서, 한편으로는 죄책감을 느낀다. 식구들이 집에 들어와 난리 난 집을 본 순간, 조금이라도 덜 혼나려고 귀를 뒤로 접고 항복의 배 까기를 하는 비굴한 내 모습…. 아무것도 몰랐던 어렸을 때는 아무 눈치 안 보고 떳떳했는데. 휴… 왜 난 “안 돼!”라는 말을 알아듣게 된 걸까….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가 가장 행복했다.
- 제3장 밀란이랑 걱정말개
자서전을 쓰면서 식구들을 많이 한심하게 표현하고 별로 안 좋아하는 척했지만. 사실 나에게 가장 특별한 건 바로 우리 식구다. 그리고 나도 이들에게 가장 특별한 존재라는 걸 알고 있다.
서로 오해도 하고 미워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우린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이다. 그리고 나 아니면 누가 이 모자란 오합지졸을 거둬주겠나. 기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끌어안고 살아야지.
인간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은 견생이지만, 죽는 날까지 이렇게 함께 웃고 울고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면서 보낼 거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알아보고 데려와줘서 많이 고마워.
- 제4장 사랑둥이 개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