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제국의 공주 윤청하.
소중한 건 뭐든 앗아 가기만 하는 궁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던 그녀에게 날벼락처럼 찾아든 혼인.
전쟁밖에 모르는 제국의 칠장군 제현운.
어긋난 미망에 휘말려 뜻하지 않은 혼인을 맞닥뜨린 그도
타인과 깊게 얽히는 건 질색이었다. 한데 왜…….
“혼인 따위로 누군가와 얽히는 것만은 막고 싶었는데.”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남은 말이 있는 듯 다가온 현운은
젖어 든 청하의 눈망울과 그저 눈을 맞췄다.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키기 위해 가장 험한 길을 걸었다.
바람 한 줌에도, 뙤약볕 한 갈래에도
흩어져 없어질까 두려운 그대, 나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