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깡이의 갑작스러운 증발은 재형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그래서 지금 재형의 마음속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우리,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야. 졸업 축하해.”
지나치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잘생겨 학교에서 ‘퀸’으로 불리던 우해강.
같은 반으로 엮인 적도 없을뿐더러 일면식조차 없었던 그 애가
졸업식 날 난데없이 나타나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하더니
그날 이후 불쑥불쑥 재형의 눈앞에 나타난다.
“서재형, 넌 구름이 왜 그렇게 좋아?”
부모님도 물어본 적 없는 질문을 하며 깡이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나, 머리 쓰다듬어 주면 안 돼?”
매너 좋은 영재라는 소문과는 다르게 어린 날 깡이처럼 자꾸만 떼를 쓴다.
‘정말 이상한 애야.’
그런데 어느새 생각의 화살표가 해강에게로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