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필에게‘ 사랑’은 그저 개념일 뿐이었다.
서른한 해를 살아오며 여자라는 구체적인 대상에 설레거나 흔들린 적 없었다.
그런데 은기의 웃음을 보는 순간 재필의 가슴이 철렁했다.
“은기 씨도 친구 있어요?”
“친구도 없게 생겼나 보네요. 어떡하죠? 애석하게도 있어요.”
단순한 호기심인 줄 알았던 감정이 즐거움으로 변해 가고,
“나는 모르는 은기 씨를 우해강이 알고 있다는 게 너무 기분 나빠.”
어느 순간부터는 그녀가 자신만을 봐 줬으면 하고 바라게 됐다.
“은기 씨하고 정식으로 만나고 싶어요.”
“그럴 수는 없어요.”
재필의 가슴으로 순수한 통증이 찾아왔다.
“이유는요?”
“서 선생님은 양달에 사는 사람이에요. 반면에 전 응달에 살고 있죠.”
태어나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래?’
‘너를 걸어, 서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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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허도윤
사랑을 믿지 않지만, 결국 남는 건 사랑이라는 걸 인정한 이후로
사랑 이야기에 천착하고 있다.
특히나 결핍이 결핍을, 상처가 상처를 만나 인연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그 결핍이 채워지고 그 상처가 치유되는 이야기들에 집중하고 있다.
<출간작>
각성
걸음이 느린 여자
격정의 품위
적심(赤心)
그 개는 옳았다
당신 없이 나는
부엉이 연가
달고나 1 ‘향’
달고나 2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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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소개
프롤로그
1
미들로그 1
2
미들로그 2
3
미들로그 3
4
에필로그
― 이야기 속의 이야기
― 이야기 밖의 이야기
― 이야기 뒤의 이야기 1
― 이야기 뒤의 이야기 2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