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의 여름,
“다 괜찮아질 거야.”
그 여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햇빛처럼 따스한 너의 우주가 하나의 소행성인 나를 받아 준 걸까.
어느새 나는 너를 사랑하게 됐다.
별똥별처럼 너에게 쏟아지는 내 마음을 피해 도망가듯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네가 사라졌다.
계절의 푸름을 간직하던 너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내게서 아득히 멀어져 갔다.
스물아홉의 겨울,
“그동안 숨어 산 기분이 어땠어?”
넌 고요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난 매 순간이 지옥이었어.”
너무도 달라진 네게, 얼어붙은 것처럼 차가워진 너를,
그래도 나는 놓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너 사랑해. 겨우 이 말 따위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계속 사랑해 왔어.”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아도 나는 전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