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빌립보서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과 행복이 어떠한 것인지 묘사했다. 당시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인간적으로 볼 때 기쁨과 행복을 논할 수 없음에도 그 가운데서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이는 환경을 초월한 기쁨이다. 이것이 바로 주 안에서의 기쁨,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얻는 기쁨이다.
또한 바울은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를 가르쳐 주고자 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신 분’이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신 분’이시며, ‘죽기까지 복종하셔 십자가에 죽으신 분’이시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서로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돌보고, 말씀에 합당한 생활을 하도록 했다. 참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말씀이다.
빌립보서의 키워드는 겸손, 자기희생, 하나 됨, 그리스도인의 삶, 그리고 기쁨이다. 1장에서 바울은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마음을 보여준다. 2장에서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한다. 3장에서는 ‘육체를 신뢰하지 말고 오직 그리스도를 알고 본받으며 푯대를 향해 달려가라’고 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주 안에서 하나 되고,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며, 관용하라’고 한다. 이처럼 빌립보서의 핵심에는 늘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기쁘고 행복할 수밖에 없음을 논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리스도인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참 그리스도인다움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빌립보서를 묵상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발견하고, 다시금 헌신의 자리로 나아가는 독자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