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와 로고스

이 책은 부제가 말해주듯이, 하이데거의 언어사상에 대해 소개하고 해명한 글이다. 책의 제목을 ‘하이데거의 언어사상’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하이데거와 로고스』라고 붙인 이유는 이미 이러한 제목으로 출판된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좀 변변치 못하더라고 그 이름만은 좀 멋지게 붙여주고 싶은 심정에서 고민하다가, 문득 하이데거에 있어서 언어, 곧 존재의 언어는 본질적으로 그리스적 의미의 ‘로고스(logos)’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게 되었다. 하이데거가 『철학-그것은 무엇인가?』에서, “그리스 언어는 우리에게 알려진 유럽의 언어들과 같은 한갓된 언어가 아니다. 그리스 언어, 그것만이 로고스이다”고 강조한 바 있듯이, 그리스어에 담겨있는 언어의 본래적, 본질적 의미를 지시하기 위해 ‘로고스’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다. 물론 이 ‘로고스’라는 말은 우리들의 사고 가운데서 우리들 개개인을 초월한 어떤 분명한 힘이 움직이는 것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