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 제국의 몰락과 도덕적인 혼란 속에서 범죄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호넝의 단편 소설.
영국의 내무부 장관 빈슨은 퇴근길에 지저분한 옷을 입을 남자와 부딪치지만 큰 문제 없이 집으로 향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 그를 부르면서, 장관의 시계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외친다. 아까 부딪친 남자가 소매치기였고, 그에게서 시계를 되찾아 장관을 쫓아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정신과 의사, 달러 박사라고 소개한 남자에게 장관이 감사를 표하면서, 집으로 초대를 한다.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던 중, 달러 박사가, 범죄는 처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상한 주장을 펼친다. 그에 의하면, 범죄는 일종의 정신병이고, 의학적 치료를 통해서 예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엉뚱한 주장에 흥미를 느낀 빈슨 장관이 남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달러 박사 자신이 그런 정신병적 범죄 욕구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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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부 장관이자 정의로운 정치가로 알려진 토팜 빈슨은 혜성처럼 빛나는 경력을 통해서 아주 많은 개혁 정책을 시행했고, 개혁가라면 익숙한 찬양과 비판에 휩싸였다. 그가 사용하는 방법으로 인해서 주변 참모들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드물었고, 악명 높은 개혁적 용기로 인해서 젊은 추종자가 많았지만, 동시의 그의 적들이 그를 온건하게 대하는 적이 없었다. 그가 끊임 없이 전통을 경멸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양쪽 당파 사이의 불꽃이 더욱 거세게 타올랐고, 몇몇 경우에는 위험스러운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그런 경우,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그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의 무분별한 행동 대부분이 장관 재직 기간 동안에는 그다지 돌출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계몽주의자로서의 정책을 추구함에 있어서 그는 극단적으로 과격한 방법은 택하지 않았고,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협조를 통해 정책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행적 중 주목할 만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른 가을의 일이었다. 빈슨 씨는 온화한 밤 날씨에 이끌려서 웨스트민스터에서 포스만 광장까지 걸어서 퇴근 하기로 했다. 그가 집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뒤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상당히 흥분해서 거친 목소리였지만, 동시에 고요한 광장 분위기에 약간 억눌린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빈슨 씨는 집 앞 계단에서 몸을 돌렸다. 길 건너 젊은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가 위로 뻗은 손 아래로 황금 시계줄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당신 시계요, 선생님. 당신 시계요." 그가 헐떡이면서 외쳤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장식이 달린 사냥용 시계였다. 그 뒷면에는 빈슨 씨의 개인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세상에나." 내무부 장관이 소리쳤다. 손으로 외투 주머니를 더듬어 보니, 믿을 수 없게도 비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어디에서 찾았나요? 의사당을 떠날 무렵 나는 주머니에 가지고 있었거든요."
"찾은 것이 아닙니다." 젊은 남자가 자신의 모자를 살짝 숙이면서 대답했다.
"당신에게서 훔쳐간 사람에게서 되찾은 거예요."
"누구요? 어디에서요?" 내무부 장관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노스 오들리 가 근처에서죠. 어떤 불쌍한 짐승 같은 놈이었죠."
"그렇군요. 거기에서 어떤 남자가 나를 잡고서 구걸을 했어요. 아마도 그로스베너 광장 근처였을 거예요." 빈슨 씨가 소리쳤다.
"나는 그 남자에게 동전을 몇 개 주고는, 가던 길을 갔죠."
"아마 당신이 지갑 안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당신 시계를 훔쳤을 겁니다."
그리고 젊은 남자가 잘생긴 이마를 손수건으로 문질렀다. 집 안쪽에서 흘러나온 불빛에 이마가 반짝였다. 하얀 비단 손수건이 하얀 셔츠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당신은 그때 어디에 있었죠?" 토팜 빈슨이 물었다. 그는 젊은 남자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때 막 광장에 들어서던 참이었어요. 당신이 빠져나가자마자였죠. 그 소매치기가 훔친 것을 살피면서, 당신 뒤로 손짓을 하면서 축복의 말을 퍼붓더군요."
"지금 그는 어디에 있나요? 그를 놓쳤나요?"
"죄송하지만 그렇다고 말씀드려야겠군요. 하지만 당신 시계는 사라지지 않았죠." 시계 주인의 얼굴에 활기가 돌아온 것 같았다.
"이 시계 뚜껑의 문양과 장식을 보니 누구 것인지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소매치기를 쫓는 대신, 주인을 확인하려고 온 것이죠."
"훌륭한 일을 하셨군요." 내무부 장관이 때늦은 감사 인사를 했다.
"신문에 내 얼굴이 하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업무 시간 중에는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이 힘들 정도죠. 안으로 들어오세요. 밤이라는 시간을 이용해서 당신에게 충분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군요."
젊은 남자의 팔을 잡은 그가 자신의 물건을 구해준 사람을 이끌고 매력적인 모습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협탁에 이미 우아한 향기를 풍기는 간식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고, 벽난로와 그 옆의 흔들의자가 손님을 환영하는 듯 했다. 좋은 평판의 샴페인 한 병과 굴, 캐비어가 같이 나왔다. 빈슨 씨는, 자신이 아무하고나 마주앉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익숙하게 손을 놀려서 직접 샴페인 병을 땄다. 그리고 두 사람은 굶주림과 용기가 가득 찬 아이들처럼 음식과 술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 내무부 장관은 이미 신문 만평가들의 뛰어난 연필에 의해서 묘사된 그대로의 특이한 성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성격 대부분이 젊은 남자가 신문에서 봐오던 그대로였다. 왜냐하면 그의 소년 같은 원기왕성함은 만평가들에 의해서 여러 번 자세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습관적으로 꿰뚫는 듯한 시선과 솔직한 표정을 보였고, 그는 우아한 태도와 동시에 일부러 사용하는 듯한 편한 말투를 보여줬다. 놀라운 점은 장관 그 자신이라기 보다는 환경이었다. 그의 집이 보여주는 사치스러움과 고상한 취향의 완벽한 조합은 쾌락주의자들에게서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정의로운 행동과 호전적인 성향의 정치가에게는 흔치 않은 특징이었다. 풍성하게 반짝이는 골동품 가구들과 우아한 세공품의 유리잔과 그릇들, 불꽃에 빛나는 벽난로 청동 장식들, 세련된 고급 벽지는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 또는 젊음에 불타는 심미가에게 어울릴 법 했다.
거리에서 만난 남자는 모든 면에서 젊어 보였었다. 하지만 집 안으로 들어오자 완전히 젊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집주인이 샴페인을 여는 사이, 남자는 외투를 벗었다. 정장만 입은 모습이 몸과 팔다리의 수척함을 강조했다. 검은색의 뻣뻣한 머리카락이 관자놀이 근처부터 하얀색을 띠고 있었고, 한쪽 귀 위로는 작은 은화 같은 것이 붙여 있는 듯 했다. 우아한 눈썹 아래로 눈이 횃불처럼 빛났고, 아주 약간 눈이 기울어져 보였지만, 그것 때문에 영리하고 집중력 있는 모습이 망쳐지지는 않았다. 여러 유형의 얼굴을 판단하는 데 능숙한 토팜 빈슨조차 만나기 힘든,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한 인상이었다.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니 유감이군요." 그가 헛되어 꺼내서 권해진 시가를 툭툭 건드리면서 말했다.
"그리고 그 샴페인이요. 전혀 손도 대지 않는군요. 정말 괜찮은 샴페인이니, 조금이라도 맛을 보세요."
상대방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선 상태였다.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습니다. 술도 거의 안 마시고요." 그가 약간 높은 어조로 설명했다.
"하지만 당신의 친절한 환대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빈슨 씨. 그러니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조금 더 솔직해 지기로 했어요. 내가 소매치기를 놓친 것은 우연히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가 너무 빨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요. 의도적으로 그를 보내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