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웃음,
코 끝 찡한 감동을 전하는
소소한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
배려를 가장한 매정한 말, 차가워 보이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한 말…. 일상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말’ 이면의 숨은 뜻을 찾아내 누군가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때로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사람 사는 일의 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라는 말 역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수많은 의미로 해석되어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우리가 주고받은 말들은 어느 순간 마음속 깊이 자리 잡는다.
이 책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그 마음 깊이 자리 잡은 이야기들을 무심코 들춰내 보여준다. 잔잔한 웃음과 코 끝 찡한 감동을 전하는 열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왠지 낯설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혹은 상상해봤을 ‘우리’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투톤’은 손 한 번 내밀어보지 못하고 누군가로부터 도망쳤던 아픈 사랑을 경험했으며, 사람이 싫어 떠난 여행지에서 결국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또 사회 부적응자가 생길 만큼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 쉼 없이 분투하는가 하면, 여러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 없이 첫 만남에서 좋은 인연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소개팅에 나선다. 두려움 가득했던 혼자만의 여행에서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뿐 아니라,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갔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어느 순간 자신을 조금씩 사랑하게 된다.
이야기가 거듭될 때마다 ‘투톤’은 넌지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세상이 아무리 숨 가쁘게 돌아간다 해도 잠시 멈췄다 가야 한다고, 그리 급하게 내달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혼자만의 여행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나는 지금 첨성대를 바라보며
과거, 현재, 미래까지
나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
나는 왜 무엇 하나 완성하지 못하고
접었다 폈다만 반복하며 망설였던 걸까.
해보지도 않고 두려워했던 것들이
혼자만의 여행 말고도 또 얼마나 많았던가.”
열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알 수 없어 넘어지기 일쑤인, 그래서 늘 답답하고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웃음을 건넨다.
“그저, 가끔 힘이 드는 날,
문득 가까운 사람마저 멀게 느껴지는 날,
무심코 들춰보고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따스함으로 다가가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