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하고 치밀한 묘사로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생생한 현실감을 안겨주는 <백 번째 여왕> 시리즈. 제3권 <악의 여왕>은 환상의 극한을 보여준다. 물, 불, 바람, 땅을 지배하는 부타들과 그들을 혐오하는 사람들, 왕좌를 지키려는 사람과 빼앗으려는 사람, 여성을 억압하려는 사람과 여성을 옭아매는 쇠사슬을 끊으려는 사람 등 가치관과 욕망의 대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 피할 수 없는 충돌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간다.
뜻하지 않게 아스윈 왕자가 저승에서 불러낸 악마는 제국의 폭군이었던 죽은 라자 타렉의 몸으로 나타난다. 악마는 세상을 어둠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이를 막기 위한 여주인공 칼린다의 노력은 죽음을 불사한다. 그러나 악마에게 치명상을 입고 차가운 불길이 칼린다의 몸속을 지배하면서 불길은 점점 난폭해지고 타인의 혼불을 갈구한다. 무엇보다 칼린다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아스윈 왕자를 갈망하고, 결국 연인 데븐이 왕자와 칼린다의 은밀한 행위를 목격하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