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

이정웅 | 도서출판학이사 | 2018년 01월 1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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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대구수목원이 올해로 개원(開園) 15주년을 맞는다.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을 누비며 개원식까지 주도했었기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퇴직할 때 조성 당시에 보도되었던 신문과 몇 가지 자료를 복사해 나왔다. 개원 10년 되는 해에는 이 자료들을 크게 확대해 수목원의 어느 목 좋은 곳에 펼쳐 놓고 반대했던 환경·시민단체의 성명서와 부정적이었던 신문기사를 시민들에게 보이고 당시 대구시의 정책이 옳았는지, 환경·시민단체의 주장과 언론의 보도가 옳았는지 심판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장을 면밀히 검증·분석하지 아니하고 반대한 일부환경·시민단체와 반론의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아니하고 보도한 언론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유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대구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을 활용해 조성했다. 처음 시작할때 인근 농민들은 ‘침출수로 농사를 망쳤으니 우선 보상부터 하고 조성하라’, ‘겉으로 내건 목적과 달리 무슨 다른 혐오시설로 괴롭게 할지 모른다’ 고 반발했고, 환경·시민단체는 유해가스가 나온다, 지반이 안정되지 않았다, 침출수가 나온다, 투자비가 과다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연간 184만 명(2016)이 찾아 대구의 새로운 명소가 된 대구수목원은 이런 우려와 반대를 극복하고 완성했다.
공직을 떠난 지 14년, 어느덧 고희(古稀)를 넘겨,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그때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싶었다. 자료를 참고할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따르고 그 이외에는 기억을 더듬어 정리했다.
규모가 크든 작든 하나의 일이 완성되기에는 전 우주가 동원된다고 했듯이 함께 했던 직원은 물론 외부의 많은 사람의 지원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중에서 가장 기려야할 분은 문희갑 전 시장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높은 식견으로 재임 중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대구를 녹색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수목원 조성 지시와 더불어 전폭적인 지원이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별한 세 분이 있었으니 92종 1,180포기의 선인장을 기증한 정주진 님, 250여 점의 고급 분재를 기증한 박상옥 님의 미망인 김경자 여사, 수석 600여 점을 기증한 문기열 님이다.
이외에도 많은 시민들의 동참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대구수목원은 대구시의 여느 사업과 달리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든 대구정신의 결정체 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아쉽다면 역대 소장과 직원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목원이 본래 기능을 벗어나 공원화(公園化) 되어가고 있으며, 일부 도입된 시설물은 수목원 기능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들려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영국이나 일본 등 외국의 수목원을 벤치마킹하거나 또는 임학자, 조경전문가, 생태학자,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 ‘대구수목원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금까지의 운영 실태를 점검해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을 고려해볼 만하다.
처음 수목원을 계획할 때 후발주자인 대구수목원이 기존의 국립(國立)수목원이나 사설(私設) 천리포수목원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우리나라에 자라는 모든 야생화와 국내에 자생하는 모든 종류의 약용식물을 수집하여 약령시와 더불어 전국적인 명소로 특화하고 싶었다. 즉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와 약용식물을 다 보려면 반드시 대구수목원에 가야한다는 특화된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다.
또 겨울철 삭막한 대구를 푸르게 하기 위해의 난대성 상록활엽수 중 가능한 수종은 없는지, 가로수 등 조경 식물의 시험·연구기능을 확대하고, 청소년들의 정서순화와 체험학습, 시민들을 위한 사회교육 기능을 강화하여 녹색도시 건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싶었다.
열대식물원과 큰 습지원도 만들고, 대구의 자랑인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측백나무를 비롯해 대구에서 발견되어 명명된 큰구와꼬리풀, 세뿔투구꽃, 대구으아리 등 대구를 상징할 만한 깃대종을 한 곳에 모아 우리 대구가 국난극복의 선도도시이기도 하지만 식물의 다양성 면에서도 어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싶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대구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장이라는 입지환경의 특수성, 주민 및 환경단체와의 갈등 조정, 침출수의 처리, 성토 시 공사장 잔토를 이용한 예산절감, 다양한 방법의 시민 참여, 비판적인 언론의 보도, 심은 식물의 활착과 성장률 추이 등 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정리해 기록으로 남겨 놓을 필요가 있다.
2022년은 개원 20년이다. 《대구수목원 20년사》를 통해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기록으로 남겨졌으면 한다. 어쩌면 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은 대구 시정을 변혁(變革)시킨 귀중한 문서일 수 있다.
이 책은 나의 개인이 느낌과 조성 중 부딪혔던 일들을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자료는 숫자가 틀릴 수도 있고, 어떤 내용은 과장되었거나 빠졌을 수도 있다. 이 점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다.
만나는 사람 중 일부는 나를 소개함에 있어 ‘대구수목원’을 만든 사람이라고 하기도 한다. 싫지는 않지만 과분한 말씀이다.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과 정·부시장을 비롯한 상급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외부 인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만, 나의 시청 근무 34년 중 농정 분야에 근무하면서 계장이나 과·국장 등 상하(上下) 누구는 물론 국회의원 등 외부의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내 순수한 판단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입지를 북구 매천동으로 결정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대구·경북 애국지사의 묘역인 신암선열공원의 일부 산림청 부지를 관계기관을 설득해 사용료를 면제받은 일이 있지만,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때를 말하라고 하면 수목원을 조성할 때였고, 퇴직 후 지금 생각하면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수목원 조성에 참여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소개

1945년 해방둥이로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정책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구시 녹지과장, 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 겸임교수, 대구시 도시경관 자문위원, 대구시 도시디자인위원, 중구문화원 이사, 동부여성문화회관 자문위원, KBS시청자위원회 위원, 대구시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수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 달성 뿌리 찾기 자문위원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팔공산을 아십니까》, 《나의 사랑 나의 자랑 대구》, 《대구가 자랑스러운 12가지 이유》, 《푸른 대구이야기》, 《대구, 경북의 명목을 찾아서》, 《나무와 함께 떠나는 대구인물기행》, 《나무, 인문학으로 읽다》 등이 있다.
현직에 있을 때 푸른 대구를 만들기 위한 1천만 그루 나무심기, 수목원 조성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퇴직 후에는 ‘달구벌 얼 찾는 모임’을 결성하여 연구산돌거북바로놓기, 팔공산 정상의 쇠말뚝뽑기, 금호사수택지개발지구에 한강 정구를 기리는 한강 공원 조성을 주도했다.
현재, 푸른대구가꾸기시민모임 이사, 대구생명의 숲 운영위원, 대구YMCA대외협력위원, 팔거역사문화연구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녹조근정훈장(2000), 홍조근정훈장(2003)을 수훈했다.

목차소개

수목원 태동 전야/대곡 쓰레기 매립장 묘포장 활용 계획 확정/
양묘 사업소 청사 이전/대곡수목원 탄생/대곡수목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
영남자연생태보존회의 반발/제1차 언론폭탄/토론회 개최/
환경·시민단체의 공개질의와 답변/제2차 언론 폭탄/1단계 공사 실시/
생태공원화 사업으로 일시 변경/대구수목원 개원開園/언론의 칭찬/
대구수목원 개원식 경과보고서/문희갑 시장의 개원사開園辭/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의 2세목/구내식당의 벽지/
청사 입주고유문告由文/잔디광장의 플라타너스/청사 외벽의 송악/
문기열 선생과 수석壽石/박상옥 선생과 분재원/대구수목원 표지석 글씨/
정주진 선생과 선인장/주차장 서쪽의 운동장/청사 뒤편의 전나무 숲/
청사 입구 벽면의 그림 ‘팔공산추색’/수목원 동쪽의 리기데타 숲/
주차장 비탈면의 왕대/아파트 조경담당자 교육/
임업직공무원과 그 가족들의 기념식수 동산/전주가 없는 수목원/
정당매/한실마을/화목원의 상사화/어느 시민의 편지/이팝나무/
소리쟁이/복토 작업 중에 있었던 오해/세 장관의 내방/
우공이산/나무를 심은 사람들/관리와 연구 인력 보강/
진천 래미안아파트/대구수목원의 마스코트 들순이와 해피/
천만 그루 나무심기 달성 기념비/자생지에서 채집해 온 식물이 자라는 심원深園/성서화훼포지 사용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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