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피로 그 생명을 연명하는 존재. 창백한 얼굴과 날카로운 송곳니. 어두운 성 안에 칩거하는 정체모를 존재. 바로 뱀파이어의 이야기다.
1897년,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가 발표된 이후로 뱀파이어의 이야기는 소설, 영화, 만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 영생의 욕망을 추구하던 악마, 괴물에서 불의를 응징하는 영웅적인 뱀파이어, 인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뱀파이어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바다 건너 존재하던 귀신 혹은 괴물이던 뱀파이어는 어느새 한국까지 넘어왔다. 신부, 탐정, 검사 등 그 직업도 다양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열광을 하고 있다. 이처럼 뱀파이어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해서 다가왔고, 저자는 이런 흐름을 잘 포착했다. 특히 인간은 새롭고 낯선 콘텐츠에 호기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뱀파이어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뱀파이어의 ‘낯섦’과 ‘익숙함’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키고 발전해 나아가는 뱀파이어에 관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독자는 그 결과물(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 중 하나다.
이제 뱀파이어는 음산하고 우울한 괴물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다른 존재로 우리의 옆에 와있다. 뱀파이어는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대중성을 지닌 하이브리드 콘텐츠의 탄생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세계와나는 짧은 시간에 지적 유희를 경험할 수 있는 스낵 놀리지(snack knowledge)를 지향한다. 간편하고 부담없는 콘텐츠를 즐기려는 독자를 위한 책이다. 재미·정보·지식·감동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