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융, 라캉, 하이데거, 소쉬르로 파헤친 한국 대표 시인들의 내면의 자화상
‘보는 것이 아는 것’이라는 믿음은 불확실한 시각에 의해 형성되는 이미지로 시인들로 하여금 나르시시즘적인 자화상을 창작하게 하는 욕망이었다.
이 책을 통해 ‘보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이 책에 수록된 자화상들이 자신의 분열된 정체성을 무의식에서 불러 모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들이 시인의 무의식을 나의 의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무의식에서 시인의 무의식을 읽어 낼 때 욕망의 대상과 원인이 닮았다는 것을 인식하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비로소 우리는 ‘바라보는 시선’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응시하는 성숙한 내면’의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누군들 한 번쯤 자신의 인생을 성찰해 보지 않으랴. 그가 시인이라면 아마도 더욱 그러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인은 그 누구보다 언어를 사랑하고, 언어라는 기호를 전문적으로 해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언어란 인간 영혼의 가시적 징표라고 하지 않던가? 그 같은 관점에서 시인이자 비평가인 권성훈의 이 『정신분석 시인의 얼굴』은 시대를 넘나들며 인간이란 무엇인가, 영혼의 깊이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아니 적어도 인간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때로는 암시적으로 때로는 명징하게 가르쳐 줄 것이다.
오세영(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시인의 자화상은 그가 지닌 내면의 얼굴이다. 이 얼굴은 때때로 가면을 쓰고 위장을 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깊은 영혼의 얼굴을 어떤 시인이라도 끝내 감출 수는 없다. 권성훈의 이 책은 한용운으로부터 이승하에 이르기까지 100여 명의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자화상이나 영혼의 얼굴을 표현했는가를 집요하게 파헤친 역저이다. 그가 활용하고 있는 심리학적 이론 또한 프로이트에서 라캉에 이르기까기 다양하고 현대적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시인의 영혼은 물론 독자들 자신이 마음속 깊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얼굴을 투시하는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최동호(시인, 고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