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매일 같은 길로 출근하고, 자주 다니는 식당, 처음 앉았던 자리에 유난히 높은 선호를 보인 적은 없는가? 혹시 연말정산 결과 50만 원을 환급받았을 때의 만족감보다 50만 원을 추가 지불할 때에 더 큰 허탈감이 느껴지지는 않는가? 룰렛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빨간색과 검은색으로만 구성된 룰렛 테이블 위의 구슬이 여섯 번 연속 빨간색 판에 떨어졌다. 당신은 일곱 번째 배팅에서 어떤 색깔의 판에 배팅할 것인가?
애덤 스미스부터 신행동경제학파에 이르기까지 행동경제학의 근본 질문은‘ 인간의 합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행동경제학이 인간의 합리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의 합리성에는 동의하지만 과연‘ 얼마나’ 합리적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행동경제학파는 신고전학파가 주장하는‘ 충분히 완벽한’ 합리성과는 다르게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적이며,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을 통해 결정되는 비합리적 의사결정 역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지속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어떠한가? 혹시 에너지시장의 의사결정자들이 정말로 합리적이라고 전제하고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