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메타인지의 힘!
도서 소개
좋은 성취가 좋은 머리를 이긴다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메타인지의 기술
〈토끼와 거북이〉란 동화를 기억하는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다룬 이솝 우화 말이다. 우리는 이미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많은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토끼이길 원한다. 공부든 예체능 활동이든 ‘아이가 그저 빨리 익히기만을 바란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는 메타인지가 ‘상위 1%의 공부법’이나 ‘공부 잘하는 법’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부모가 메타인지를 키우면 아이가 ‘더 빨리 배우거나’ ‘시험에서 100점을 맞을 것’이라는 수단-목적 프레임으로 메타인지를 바라본다. 하지만 메타인지의 진짜 목적은 ‘메타인지를 키우는 과정이 바로 배움의 과정’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가 배움의 과정이 주는 다양한 의미와 재미를 무시하고 아이의 ‘학습 속도 향상’에만 관심을 두면 아이의 메타인지는 발달할 수 없다. 초등 부모들이 ‘학습 속도가 빠른 아이는 똑똑하다’라는 착각에 빠지는 이유는 초등학생들의 빠른 학습 속도 때문이다. 빠른 학습 속도와 관련하여 아이들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첫 번째는 아이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친구들과의 경주를 재미있다고 여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학습 수준이 어렵지 않아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학습을 끝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쉽고 빠르게 학습 목표에 도달한 아이들은 스스로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기 자신을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속도전에 익숙한 아이들, 초등학교 때 제법 공부를 잘하던 아이들 중 상당수는 상급학교에 진학한 뒤 성적이 떨어진다. 문제가 어려워지니 학습 속도와 성취 속도가 느려지는 게 당연한데 속도전에 익숙한 부모와 아이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직접 공부하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속도가 느려진 아이에게 “평소엔 잘하더니 요즘 왜 그래?” 혹은 “벌써 사춘기야?”라는 질문을 던진다.
열심히 학습하는 내 아이, 무엇이 문제일까?
메타인지 전략의 핵심, ‘모니터링’과 ‘컨트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메타인지 전략의 핵심인 ‘모니터링’과 ‘컨트롤’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니터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질과 양을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이고 컨트롤은 이러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아이들은 학습한 내용을 잘 안다고 착각해 공부를 일찍 끝내버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스스로 알고 있다고 착각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다. 모니터링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야 함과 동시에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언가를 모를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면 모니터링과 컨트롤 능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개구리와 같다. 부모들은 자신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했던 과정은 쉽게 잊어버리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자신이 지식을 빨리 획득했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학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부모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후과잉확신편향(어떤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난 후 마치 처음부터 그 일의 결과가 그렇게 나타날 것임을 알고 있었던 듯 생각하는 경향)’이라 칭하는 이 현상은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잘못된 메타인지의 또 다른 예이기도 하다.
이러한 편향을 가진 부모는 자신이 원래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혹은 알아야 한다고 착각한다. 아이가 자신처럼 모든 것을 능숙히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내 머릿속에선 벌써 답이 떠올랐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느리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식 습득 이전의 상태에 있던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이미 얻은 지식을 기반으로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는 ‘편향의 오류’다.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내면의 힘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생각 습관
문제는 이러한 오류와 착각들이 안 그래도 불안한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에 있다. 게다가 학원 광고 문구들은 어떠한가. 불안한 학부모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노골적 문구로 ‘내 아이만 너무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보습학원 광고 문구들을 가만히 살펴보라. ‘빠른’ ‘쉬운’ ‘실패 없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등의 단어를 중심으로 학원을 홍보하는데 이는 모두 기계를 묘사하는 단어다. 아이들은 기계가 아니다. 아이들은 제 나이에 맞게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며 배우고 학습하며 성장하는 게 당연하다.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칼리지 심리학과 교수이자 메타인지심리학의 대가인 리사 손 교수가 전하는 메타인지 학습법은 속도와 성적만 쫓는 부모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 열심히 공부는 하지만 아이의 성적에 변화가 없을 때 살펴볼 문제들, 생각의 힘=내면의 힘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들을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으며 부모의 메타인지 또한 아이의 메타인지만큼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부모와 아이의 메타인지를 발달시킬 수 있는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10여 년 전부터 메타인지에 관한 수많은 강연과 집필을 해왔고 수많은 질문을 받아왔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질문은 “왜 우리나라의 독자들을 위한 메타인지만 책을 집필하지 않으십니까?”였다. 그 질문에 대한 내 답은 “그 책을 쓸 수 있고 써야만 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저는 그저 메타인지를 소개할 뿐 그 사람에 비하면 메타인지에 대해 백분의 일도 모릅니다”였다. 그 사람이 바로 리사 손 교수다.
_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 교수)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철학적 자기성찰을 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라 부른다. 이제 서야 제대로 된 메타인지에 관한 책이 나왔다. ‘내 자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부모의 메타인지가 제대로 된 자녀교육의 시작이다. 쏟아지는 자녀교육 매뉴얼에 지친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_김정운(문화심리학자)
메타인지 분야의 탁월한 학자이자 교육자인 리사 손 교수의 책을 한국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축복이다. 이것은 절대로 과장된 말이 아니다. 언뜻 보면 자녀교육이나 학습을 위한 실용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놀라운 연구 결과들을 완벽하게 연결함으로써, 왜 메타인지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능력인지 깨닫게 만든다. 감히 지금까지 출간된 학습 관련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이 책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메타인지’라는 단어가 회자되길 기대한다.
_장대익(한국인지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부모 자격증 하나 없이 덜컥 부모가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나를 아는 것’, ‘내가 부족함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게 돼야 ‘내 새끼’의 부족함에 네 탓 내 탓을 하지 않으며 아이와 함께 부모도 자라날 수 있다. 내가 손 교수와 수많은 대화 속에서 얻은 보석 같은 인사이트를 당신도 이 책에서 얻게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당신도 나처럼 부모 됨에 큰 자유를 얻길 바란다.
_신윤주(KBS 아나운서)
책 속으로
첫 번째, 스스로 평가하는 모니터링 monitoring 전략이다. 모니터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질과 양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하는 과정이다. 위의 사례에서 아이는 영어와 수학이라는 두 가지 시험 과목을 비교한 후 스스로 ‘먼저 공부할 과목’을 정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본인이 영어에 비해 수학에 더 자신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두 번째, 컨트롤 control 전략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한 후 아이는 영어보다 비교적 빨리 끝낼 수 있는 수학을 먼저 공부하기로 판단한다. 이러한 선택, 즉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 바로 컨트롤이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모니터링’과 ‘컨트롤’이라는 두 가지 과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이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학습은 메타인지로부터 시작된다」 중에서
하나의 고정관념을 진실이라고 믿다 보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믿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고정관념에 맞춰 행동하려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나처럼 미국에서 자란 동양인 여성은 서 로 모순되는 두 가지 고정관념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니까 수학을 못하지만 동양인이니까 수학을 잘한다’가 바로 그것이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출 경우엔 ‘여자라서 수학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따라가고,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두면 ‘동양인이라서 수학을 잘한다’는 고정관념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이의 자신감을 위협하는 고정관념의 늪 」 중에서
인간은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꺼내기 위해 ‘단서 cue ’라는 것을 사용한다. 맥락 속에는 단서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해내기 위해 당시 주변에 있던 책상, 선생님과 같은 외적 단서를 사용하거나 취한 상태와 맨정신, 또는 좋은 기분과 나쁜 기분 등의 내적 맥락을 사용하기도 한다. 맥락의 특정적인 단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단서를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학습하면 그 맥락과 상관없이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불러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떠올리기’에 용이한 도구인 가변적 단서를 잘 사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중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잘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 ‘내가 이 내용을 잊어버릴까?’ ‘어느 시점부터 수업 내용을 회상하지 못할까?’ 같은 질문보다 ‘내가 현재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혼자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책상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바로 눈앞의 정보를 외우기만 하는 공부법으로는 기억을 인출하는 연습을 할 수 없다. 이런 학습 방법 자체가 실패를 경험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기억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잊어버릴 것인가’를 질문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