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에 관한 신문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피아노를 처음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 상당히 재밌었거든요.
선교사 부인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귀신통’이라면서 큰 두려움을 느끼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고 합니다. 카메라에 사진을 찍히면 혼이 달아난다는 말을 믿었던 때이니, 당연히 그랬을 거라는 짐작이 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 기사를 접하고 난 얼마 후, 마치 무언가에 끌리기라도 하듯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가 들어온 사문진나루터를 방문하였고, 이 동화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 동화의 시대 배경인 1900년에서 1910년 사이에, 우리나라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민초들에 의해 전국에서 의병이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일제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국민 의식을 선도하려는 선각자들의 계몽운동이 활발했습니다.
이 동화는 당시 신문물(피아노, 야구, 풍금 등)을 접하고 신교육(성경학교, 소학교 등)을 받게 된 두 형제가,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 빼앗긴 나라 ‘조선’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감당해야 할 역할을 깨닫고, 형은 의병으로 동생은 음악가의 길로 나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육만으로는 일제의 만행, 그 시대의 아픔을 깊이 있게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이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깊이 있게 알고, 어린이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