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루시아 벌린
루시아 벌린은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서부의 탄광촌과 칠레에서 보낸 10대 시절, 3번의 실패한 결혼, 알코올중독, 버클리와 뉴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서의 생활, 싱글맘으로 네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한 경험 등을 자신의 작품에 가져와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 단편 선집에서는 세 번의 이혼과 네 아들의 싱글맘이자 알코올 중독자였던, 파란 많은 그녀의 인생을 조금 엿볼 수 있다.
1971년부터 1994년까지는 버클리와 오클랜드에서 고등학교 교사,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일을 해서 네 아들을 부양하는 가운데 글을 썼으며, 1994년에 콜로라도대학교에 초청 작가로 갔다가 부교수가 되어 6년 동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2000년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말년에는 평생 시달리던 척추옆굽음증으로 허파에 천공이 생겨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았으며, 2004년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평생에 모두 76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으며, 대부분은 블랙 스패로 출판사가 낸 세 권의 단편집에 들어 있다. 『향 수』(1991), 『안녕』(1993), 『내가 지금 사는 곳』(1999). 이들은 1980년, 1984년, 1987년에 출간된 단편집에 새 단편을 보탠 선집이다. 단편집 『향수』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벌린은 잡지를 통해 단편들을 발표했다. 작가 솔 벨로가 발 행한 잡지 『고상한 야만인』을 시작으로 『뉴 스트랜드』, 『애 틀랜틱 먼슬리』, 『뉴 아메리칸 라이팅』을 비롯해 크고 작은 잡지에 작품들을 선보였다.
벌린은 1960년대에 눈부신 활동을 시작했지만 1970년대 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작품을 드물게 발표했다. 1980년 대 말에는 네 아들이 모두 성장했고 그녀도 평생 씨름하던 알코올중독 문제를 극복했다(중독의 공포, 금단 증상, 이따금 접하는 환희는 그녀의 작품 세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벌린은 계속 단편소설을 썼다.
생전에 루시아 벌린의 단편을 접하고 흠모한 작가로는, 이 선집의 후서를 쓴 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와 노벨상 수상 작가 솔 벨로 등이 있다.
옮긴이 : 공진호
뉴욕시립대학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하퍼 리의 『파수꾼』, 이디스 그로스먼의 『번역 예찬』,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세계 여성 시인선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에드거 앨런 포 시선 : 꿈속의 꿈』, 『안나 드 노아이유 시선 : 사랑 사랑 뱅뱅』, 『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 『월트 휘트먼 시선 : 오 캡틴! 마이 캡틴!』, E. L. 닥터로의 『빌리 배스게이트』,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던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