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 대학에서 평생 서양철학을 가르쳐온 해리슨 J. 펨버턴은 정년퇴임 이후 인도 북동부 다르질리에 위치한 칼림퐁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티베트 불교 승려들에게 서양철학을 가르치는 5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서양철학의 연구들을 살펴보고 불교철학과 비교하는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그들은 나이와 전공을 떠나, 붓다와 소크라테스의 만남에 대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열린 토론의 장을 만들어냈다. 그 탐구와 교류의 과정을 진솔하고 상세하게 담아낸, 한 노 철학자의 흥미로운 일지이다.
저자는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오고 다른 결실을 맺은 동.서양이 여전히 그 어느 쪽도 완전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이 두 전통을 건설적으로 아우르는 중도의 길을 찾기 위해, 동.서양의 정신을 각각 분석하고 비교하며 집요하게 탐구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니체, 칸트, 헤겔, 하이데거 등 서양철학사에 한 획을 그은 사상가들을 압축적이고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동.서양의 정신세계는 매번 만날 듯하다가도 돌이킬 수 없는 대분열을 일으켜왔다. 분명 그 둘은 사상적으로 중도의 길을 걸을 순 없고, 현대를 사는 우리는 이성적 사고와 내면의 자유를 포기할 순 없다. 그러나 열린 마음으로 붓다와 소크라테스의 만남을 바라볼 때 서로에게 호의와 존중을 품게 되고,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와 사랑이 움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