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 내가 하늘을 보는 까닭은 7
서문 : 늙은 감나무와의 대담 12
1 나의 눈빛이 하늘의 별을 만든다
어둠 속에 나를 묻어놓는 것도, 거기에서 나를 꺼내는 것도 나이다
수방청 당숙의 바보 같은 마음
시인의 얼굴
나를 늘 강하게 만드는 슬픈 음화 같은 기억
절대자의 사랑이 내게로 날아들었다
과거 혹은 고정관념이라는 감옥에서 졸업하기
물은 도전적으로 흐르고 꽃은 공격적으로 핀다
겨울 나목 앞에서 옷깃을 가다듬다
삶은 산보다 무겁고 사랑은 새털보다 가볍다
2 모래의 시간을 생각하다
파도를 보고 모래의 시간을 생각한다
나의 삶은 지금 어느 계절인가
봄꽃은 순간이고 여름은 길게 출렁거린다
친구여,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 말해주겠다
내 얼굴은 하나의 새콤한 관념이다
여신의 영육과의 깊은 만남
신화적인 바다의 실제 상황 중개하는 리포터
3 꽃향기를 귀로 듣다
꽃들의 사업
철없는 나의 몸은 봄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
한 마리의 벌이 되어
향기를 귀로 듣다
나 멀리 떠나고 난 뒤 토굴 마당에는
사랑하는 나의 여름신부
바람이 불자 여신의 달빛 옷자락이 날리고
4 태양은 언제나 문 밖에 있다
마음에 거울 하나 지니고 살아간다
해야, 김칫국에 밥 말아 묵고 얼릉얼릉 나오너라
섣달 그믐밤에 잠자면 굼벵이가 된다
새 아침의 기도
우리는 모두 한 개 한 개의 섬이다
행운과 액운은 동전의 양면
경계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
5 풀 베고 책 읽고 글 쓰고 명상하고
하늘의 마음을 가지고 살다
갇혀 살기와 자기 풀어놓기의 묘
그 오솔길 양쪽에 전혀 다른 향기로운 삶이 놓여 있다
꽃샘바람 속에서 세한도를 읽다
차와 깨달음의 색깔
흐물흐물해진 삶을 성난 얼굴로 돌아보다
모두 취해 있지만 나 혼자 깨어 있네
6 차는 식었지만 맛은 달다
늙어가지만 낡아지지 않는다
생각의 가지치기
오는 님을 숨어서 반기는 여인처럼_산유화처럼 사는 ㄱ스님에게
우리 집 꾀꼬리는 장흥 안양의 사투리로 운다
흰, 그게 시(詩)이다
꽃 지면 열매 있고 달 지면 흔적 없어라
백팔 톤 바위로 백팔번뇌 눌러놓고
7 내 콧구멍 속 어둠 밝히기
그냥 웃지만 마음은 한가롭네
콧구멍 속의 어둠에 대하여
바다를 심호흡하다
개의 눈에는 바람은 보이는데 눈〔雪〕은 보이지 않는다
내 피 속에 시끄러움이 들어 있다
손은 부처님 손인데 왜 다리는 나귀 다리인가
강아지풀, 얼마나 대단한 경전인가
도끼문자
어버이나 선생이 아이들을 바보로 만든다
세상의 모든 것은 흘러야 한다
8 빈 그릇 흔들기
검은 구름장이 하얀 흰 눈을 토해내듯
스님의 사업(事業)과 소설가의 사업
매화 향을 먹고 살다
나의 낙화시기를 점쳐보다
꽃을 쳐내고 먼 산을 보네
‘달 긷는 집’에서
사람들은 속이 텅 빈 그릇 하나를 흔들고 있다
순백으로 돌아가기
9 내 영혼에 드리운 그윽한 그림자들
절하고 싶어 절에 갑니다
부처님의 맨발
파란 허공을 쳐다보며 _열반에 든 법정 스님께
바보 성자, 혹은 이 땅의 빛과 소금 _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께
새벽 바람벽을 기어가는 화사와 마주치다
여가수의 아버지 찾기
나를 기다리는 두 여인
부록 병상일기 _사랑하는 아들딸에게 주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