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하는 글
· 들어가며
1. 나무늘보도 직장이 있는데, 장애인은 일할 곳이 없다「주토피아」의 나무늘보는 어떻게 취직했을까?
함께생각 1 장애인을 처음 만났을 때
2. 장애 여성의 당당한 도시살이
「조제」야 그런 남자 필요 없다!
3. 아프면 집에 가만 있으란 말이 제일 싫어
하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애자」
4. 먹여 주고 재워 줬으니 감지덕지라니요?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맨발의 기봉이」들
함께생각 2 재판받는 발달장애인
5. ‘투명인간’ 취급하지 마세요
「마더」 속 원빈은 엄마 덕에 행복했을까?
6. 그저 함께 살아가고 싶은 것뿐
「시네마천국」, 그리고 장애인천국!
7. 무조건 ‘같이’ 있기만 하면 저절로 통합 교육인가요?「우리들」 속 살아 숨 쉬는 아이들 마음
함께생각 3 장애인이 시설에만 산다면
8. 세상을 무서워하지 말아요「밀양」의 신애는 정신병원에서 나와 어떻게 살았을까?
9. 사회봉사에도 자격이 필요한가요?「헬프」 속 화장실 자격, 장애인의 사회봉사 자격
10. ‘원칙’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야기
함께생각 4 잘못된 법은 바꿔야지요
11. 중증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언터처블」 속 1퍼센트 우정의 실현 가능성
12.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내겐 자연스런 일이에요「말아톤」의 초원이와 얼룩말 엉덩이
13. 그것은 정말 선물이었을까?「7번 방의 선물」 속 예승이 아빠가 받은 선물의 실체
장애인권법센터
법보다, 제도보다 그 속의 사람
장애인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받는 월급이 얼마인지 아시는가? 백만 원? 백오십만 원? 우리의 상식은 장애인이 겪어내야 하는 현실과는 엄청 거리가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배려하려 애썼던 선생님의 노력이 결국은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공격하는 결과를 낳았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까? 장애인은 벌금 대신 사회봉사로 대체할 자격이 애초에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는지? 성 추행범으로 오해받은 장애인이 두렵고 얼떨한 상태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그것을 자백으로 인정한 경찰은 불러 주는 대로 자술서를 쓰라고 한다. 그래서 재판까지 받을 지경에 놓였을 때, 사람들에게 늘 먼저 사과하라고 교육시킨 엄마는 엄청나게 자책한다. 그러나 그게 진짜 엄마 탓일까? 기막힌 현실은 차고도 넘친다. 영화를 씨줄로, 현실 속 이야기를 날줄로 엮어, 장애 당사자와 김예원 변호사가 답답한 현실과 어떻게 싸워 왔는지 들려준다.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에게 김예원 변호사가 있어 참 다행이다, 저절로 말하게 된다.
조금 울컥하고 뭔가 뭉클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는 모두 13편이다. 오래된 고전부터 최신 애니메이션, 독립영화에 이어 초대박 흥행 영화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를 통해서는 장애인 작업장의 노동자들 이야기를, 「맨발의 기봉이들」에서는 선의로 포장한 채 다가오는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네마천국」을 통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과 살아가는 지혜로운 처신에 대해서, 「7번 방의 선물」을 통해서는 선입견으로 범죄자가 만들어지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널리 알려진 영화건 다소 생소한 영화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장애인 주차장에 장애인이 차를 대려고 하는데도 “아프면 집에나 가만히 있지…”라는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는 비단 장애인만이 아니라 비장애인도 살아가기 힘들다. 그건 자명한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흑인과 우리는 같은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부당한 말을 해도 되는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대놓고 분리하거나 차별하지는 못한다 해도 보이지 않는 구분은 수도 없이 많다. 그것을 인지하고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이 이 사회를 정상 사회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게 할 것이다. 그 길로 가는 데 이 책이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