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클리포드 도널드 시맥 (Clifford Donald Simak, 1904 - 1988)은 미국의 SF 작가이다. SF 황금기를 주도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모두 3번의 휴고 상과 1번의 네뷸라 상 수상했고, 전미 SF 작가 협회의 세 번째 그랜드 마스터로 헌액되었다.
시맥은 1904년 위스콘신 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시맥 스스로에 의하면 그가 SF 쟝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린 시절 H. G. 웰즈의 작품을 읽으면서였다고 한다. 그 작품의 영향을 받은 덕분에, 그는 꽤 어린 시절부터 작가로서의 진로를 정했다고 한다.
위스콘신 주립 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중서부 지역의 여러 신문사에서 기자와 집필자 생활을 하다가, 1939년 미니애폴리스 트리뷴 지에서 자리를 잡은 후, 1976년 은퇴할 때까지 그 신문사에서 일했다.
시맥의 첫 작품은 1931년 휴고 겐스백이 편집장으로 있던 "믿기 어려운 이야기 Wonder Stories"를 통해서 발표된 "붉은 태양의 세상 The World of the Red Sun"이었다. 그후 일 년 동안 그는 총 3개의 작품을 대중 잡지를 통해서 발표했다.
그 후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작품 활동이 일종의 침체기에 접어 들어, 1937년까지 5년 동안 단 하나의 작품을 발표했다. "창조차The Creator" (1935, Marvel Tales)가 그 작품으로, 당시 SF에서는 드물게, 신과 창조에 대한 종교적 관념을 다루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작품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37년, 존 W. 캠벨 주도 하에 "놀라운 SF Astounding Science Fiction" 잡지가 발간되면서부터였다. 이 잡지의 주기적인 집필자로 활동을 재개한 시맥은 1950년대까지 이어진 SF 황금기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1939년 그는 "우주 엔지니어들 Cosmic Engineers"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전통적인 SF 쟝르를 계승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작품에는 탐사된 우주의 가장자리에서 작업을 하는 일종의 로봇들과 전쟁을 추구하는 외계 생명체가 간의 대결이 이루어지는 구도로서, 이전까지의 SF의 특징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후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작품들에 노력을 기울였다. 대중적 인기를 끈 작품 중 하나인 "도시 Ciry" (1952)은 지구에서 탈출하는 인류라는 테마를 공유하는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먼 미래에 지구에는 로봇과 개들만이 남아서 과거의 인류 역사를 회상하는 구성이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이 작품을 즈음해서 전통적인 SF에서 보여지는 절대적 선과 악의 대결에서 벗어나서, 과학 기술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드러나는 시맥만의 스타일이 확립되고 있다.
1964년 휴고 상 수상작인 "정류장 Way Station"에서는 다른 세계 사이의 교차점, 서로 다른 생명체 사이의 교류와 충돌 등의 테마가 시맥 특유의 위트를 통해서 그려지고 있다. 미국 남북 전쟁의 참전 용사인 주인공은 위스콘신의 광활한 들판 한복판에 있는 '정류장'의 운영자이다. 사실 이 정류장은 외계인들이 공간과 시간을 넘나 들면서 사용하는 일종의 기항지이다. 그리고 차원 이동 중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한 간섭이 발생하고 그것이 인류를 위기에 몰아 넣는다는 내용이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벌인 시맥은, 1980년대에는 시대의 최신 트렌드였던 판타지 영역의 소설들도 실험적으로 집필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86년 발표된 "영원의 고속도로 Highway of Eternity"의 경우, 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이 잘못된 시공간 속에 갇히게 되는데 (SF적 모티브), 그 세계에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진화된 인류와 순수한 사고력만으로 존재하는 생명체들이 산다는 설정(판타지적 설정)이 중첩되기도 했다.
SF에 대한 시맥의 관점은 황금기를 대표하는 견해하고 할 수 있다. 그는 SF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믿었고, 설득력 없는 상상력만을 사용하여 소설을 전개한 작가들 때문에 SF 쟝르의 쇠퇴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SF가 최종적으로는 일종의 "사실주의적 문학"의 카테고리에 근접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당시의 많은 SF 주인공들이 무적의 영웅들이었지만, 시맥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종종 실패하거나 패배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도 특징이 될 수 있다.
1983년 시맥은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는데, 추모 기사에서 언급된 시맥의 세계관은 보통 SF 작가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우주의 방대한 시간과 공간 속에 인간을 위치시켜 봤습니다. 하나의 종족으로서 우리는 가끔씩 질문을 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목적이 있는지...... 우리에게 그런 목적 자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입니다. 나는 그런 목적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