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 꿈 대신 행복을 발견했습니다
입욕 전에 | 벳푸와 온천 명인
첫번째 동네 | 뭉게뭉게 피어나는 지옥 연기를 따라 간나와
지옥에서는 지옥의 법도를 지고쿠바루 온천
Tip 벳푸 현지인처럼 목욕하기
파라다이스-헬, 가마도지고쿠
1분 30초의 사투, 간나와 무시유
두 번의 만남, 쇼닌유
연극이 끝난 뒤, 영센터
100% 온천을 만나는 일, 스지유 온천
Stay 간나와에서 머무르기
Eat 간나와에서 먹기
두번째 동네 | 구름도 쉬어가는 마을 묘반
유노하나가 둥실둥실 가쿠주센
이유 있는 평범함 부젠야 료칸
강렬한 부드러움 료칸 와카스기
Stay 묘반에서 머무르기
Eat 묘반에서 먹기
세번째 동네 | 골목마다 온천, 온천 천국 벳푸
알몸의 기념사진 가미야 온천
사랑은 열린 문 가이몬지 온천
바닷바람 곁에, 기타하마 온천 테르마스
종합선물세트, 다케가와라 온천
축복의 물결, 텐만 온천
한 폭의 그림처럼, 스에히로 온천
비 오는 날의 행복 호텔 시라기쿠
불빛과 달빛 호텔 호우센카쿠
Event 온천이 들썩들썩, 벳푸팔탕 온천축제
어른도 아이도 좋아해 고토부키 온천
역전의 명소, 에키마에코토 온천
선물 같은 시간, 호텔 뉴 쓰루타
명인의 단골집 고노하나 온천
Interview 지극한 온천 사랑을 모아, 벳푸팔탕 온천도 명인회
Eat 벳푸에서 먹기
네번째 동네| 개성 넘치는 온천이 가득한 하마와키
차 한 잔에 온천을, 사보 다카사키노유
반다이는 사랑을 싣고 스미요시 온천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마쓰바라 온천
뜨거운 물의 교훈, 히노데 온천
Shopping 기념품 구입하기
Eat 하마와키에서 먹기
다섯번째 동네| 벳푸를 한눈에, 간카이지
함께 즐기면 행복이 두 배 이치노이데 가이칸
맑고 향기로운 샘, 무카이바루 온천
Eat 간카이지에서 먹기
여섯번째 동네 | 자연 그대로의 정취, 호리타
숲속 비밀의 샘, 무겐노사토 카슈토
남부럽지 않아, 호리타 온천
Eat 호리타에서 먹기
일곱번째 동네 | 생활감 넘치는 바닷마을 가메가와
벚꽃을 바라보며, 하마다 온천
목욕의 프로를 만나다 게이린 온천
Event 바가지를 들고 달려라, 후로 마라톤
4등의 자부심, 시노유 온천
치유의 탕, 가메가와 스지유 온천
Eat 가메가와에서 먹기
여덟번째 동네 | 온천 마니아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시바세키
감사하는 마음으로, 초센지 야쿠시유
37도의 이유, 시바세키 온천
Tip 건강한 입욕을 위한 온천 안전 수칙
마지막 무대 |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색 온천
짜릿짜릿 화산의 맛, 쓰카하라 온천 가코우노이즈미
혼자가 딱, 히다마리 온천 하나노유
Tip 벳푸 온천 명인 등록하기
마치며 | 계속 목욕하겠습니다
벳푸 구석구석 숨어 있는 온천을 찾아
‘온천 명인’에 도전하다
‘제7843대 벳푸 온천 명인’이 된
평범한 회사원의 온천 순례기
연분홍빛 타일, 모락모락 김이 나는 뜨끈한 물, 습기로 뿌옇게 된 창문, 열기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뜨거운 물을 한 바가지 가득 떠서 몸에 끼얹는 짜릿한 순간. 그리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마시는 고소한 우유 한 모금. 이쯤 생각하니, 온천에 가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막상 ‘온천’이라고 하면 ‘값비싼 료칸에서 대접받고’ ‘호화롭고 돈이 많이 드는’ 등의 이미지 때문에 엄두가 잘 나지 않습니다. 또 혼자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보통 가족 단위로 떠나는 ‘힐링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요. 그런데, 여기 홀로 작정하고 온천에 다녀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하루에 기본 세 곳, 내키면 열 곳까지 벳푸 구석구석의 숨어 있는 온천을 찾아서 말이지요. 열 곳이라니 하루 입욕비만 해도 엄청날 것 같지만 적게는 100엔, 많게는 2000~3000엔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많은 온천을 다녀와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무려 ‘제7843대 벳푸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온천에 다녀오기만 하면 명인이 된다니. 게다가, 온천 명인이 되어도 특별할 것이 없다니.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기쁨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일. 이렇게 완벽한 일이 있을까? 나는 이미 온천 명인이 되고 싶어졌다. 온천 명인의 세계에 급속도로 매료되었다. 결심했다. 온천 명인이 되겠노라고. 그렇게 벳푸 명인을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5쪽)
벳푸 온천 명인이 엄선한 37곳의 온천
‘벳푸 온천 명인’은 벳푸시 관광과에서 온천 관광을 장려하기 위해 2000년에 처음 도입한 제도로, 온천 명인도에 등록된 150여 곳의 온천 중 88곳의 온천에 입욕하고 도장을 받으면 ‘온천 명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는, 벳푸시만의 독특한 관광 상품입니다. 도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벳푸 구석구석의 온천을 순례하게 되므로, 온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지요. 벳푸 온천 명인이 되면 ‘벳푸팔탕 온천도 명인(別府八湯 ?泉道 名人)’이라고 금실로 수놓아진 검은색 수건과 함께 벳푸에서 가장 유서 깊은 온천 중 하나인 ‘효탄 온천’ 로비의 ‘명예의 전당’에 이름과 얼굴을 올릴 수 있습니다. ‘명인’이라고 하니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세면도구와 스파포트, 그리고 온천을 즐기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라도 온천 명인이 될 수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벳푸’는 일본 제일의 온천 도시입니다. 지옥 온천으로 유명한 간나와, 북쪽 고지대의 묘반, 벳푸팔탕의 중심 시가지인 벳푸, 남쪽의 하마와키, 전망이 좋은 간카이지, 유황천이 유명한 호리타, 북쪽 바닷가 마을 가메가와, 산성천을 만날 수 있는 시바세키에 이르기까지 책에서는 벳푸 전역을 온천수의 종류에 따라 구분한 ‘벳푸팔탕(別府八湯)’을 중심으로 개성 가득한 37곳의 온천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지은이가 순례한 온천 중에는 알몸의 기념사진을 남긴 ‘가미야 온천’,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 ‘료칸 와카스기’,어두운 빛깔과 매끈한 촉감의 몰 온천을 자랑하는 ‘호텔 호우센카쿠’ 같은 호텔 대욕장은 물론, 대중연극 극장을 겸한 ‘영센터’, 경륜장과 함께 있는 ‘게이린 온천’, 사찰 온천 ‘초센지 야쿠시유’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온천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이색 온천도 가득합니다. 탕 속에서 꽃피운 저마다의 특별한 온천 이야기와 더불어 지은이의 생생한 경험과 꼼꼼한 취재를 토대로 한 지역별 숙소와 맛집, 축제, 쇼핑 정보와 온천 팁, 책에 소개된 모든 장소의 구글맵 QR코드를 수록하여 벳푸 온천 여행의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온천을 둘러싼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낸 따뜻한 풍경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는 온천에 힘을 쏟고 다시 온천에서 힘을 얻는 시간을 그려낸 조금은 특별한 여행기입니다. 평범한 회사원이 우연히 온천의 매력에 빠져 ‘벳푸 온천 명인’에 도전하는 여정의 기록이자 온천에서 마주한 현지의 풍경, 벳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은이는 낯선 동네 벳푸에서 온천을 순례하며 어떤 ‘온기’를 느꼈을까요?
분명 여행자에게는 제한된 시간에 온천에 방문해 목표한 도장 개수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지은이의 온천 순례는 결코 ‘온천이 남느냐, 내가 남느냐’ 하는 승부의 세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알몸의 기념사진을 찍어준 할머니, 온천 법도를 가르쳐준 아주머니처럼 이름 모를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을 비롯해 온천 안팎에서 만난 온천 명인 선배들과 친구들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지은이의 도전을 응원해주었기에 ‘온천 명인’이라는 성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온천도 명인회’의 부이사장 미치루 씨는 “벳푸 사람들에게 온천은 단순히 몸을 씻는 곳이 아니라 일종의 커뮤니티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인사만 해도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으며, 특히나 지역 주민들은 매일 온천에서 마주하니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고 말이죠. 이처럼 벳푸 사람들에게 온천은 몸과 마음을 함께 데울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온천을 좋아하는 마음은 오래된 문화와 온천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경영난에 문을 닫았던 스지유 온천은 지역민과 온천 마니아들의 지원으로 2016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온천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모여 100퍼센트의 온천을 지켜낸 것이다. 이들의 고마운 노력 덕분에 나는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었다.”(56쪽)
온천을 만난 뒤 평범한 매일, 보통의 내가 더 좋아졌다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는 ‘벳푸’라는 소도시를 ‘온천’이라는 테마로 여행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기쁨’을 (정말로) 몸소 체험해 성취하는 이야기입니다.
좋아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특별합니다. 또 무언가 좋아하게 되면,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는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매일을 더 윤기 있게 해줍니다. 지은이 역시 우연히 온천에 몸을 담근 이 후로 목욕 가방 들고 낯선 골목을 거니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고, 결국에는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벳푸 온천 여행의 행복을 만나기를, 더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혼자만의 기쁨을 만났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매일을 산다는 건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쓰바라 온천은 전혀 다른 말을 걸어왔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강해질 수 있다고, 매일은 새롭게 도착하니까 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세상에 온천에서 이렇게 위로를 받는 사람도 있을까. 엉뚱해서 웃음이 절로 났다. 매일 새로 태어나는 물처럼, 꾸준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온천을 좋아해야지. 그렇게 매일을 맞이해야지.”(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