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소개글
재미있지만 때론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판타지 소설 <금오신화>
이 책은 ‘계유정난’ 이후 세상과의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홀로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조용히 글을 쓰며 살아간 김시습이 지은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소설의 시작이라고도 보는 <금오신화>는 인간과 귀신의 사랑 이야기와 초인적인 존재와 주인공이 만나며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당시 중국 명나라 구우가 지은 <전등신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나라가 배경인 만큼 김시습이 바라보는 조선 사회의 현실과 비판 등 그의 생각을 글 속에서 엿볼 수 있다. <금오신화>는 많은 부분 시로 되어 있어 자칫 아이들이 읽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기하고 기괴한 이야기들은 오늘날 읽어도 아주 흥미로우며 당시의 문화와 역사적 사실 등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한다.
《처음 만나는 금오신화》에서는 원문으로 읽으면 너무 어려운 <금오신화>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풀어서 구성했다. 원문의 흐름과 내용을 그대로 실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는 쉽게 풀었으며, 시 부분도 술술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다루었다.
<금오신화>에는 총 다섯 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제일 앞에 실린 <만복사저포기>는 전라도 남원에 사는 양생이 만복사란 절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던 중 소원대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생규장전> 역시 사랑 이야기이다. 송도에 사는 이생이 학당에 다니던 길에 양반집 규수 최 씨를 알게 되고 둘은 밤마다 만난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결혼을 하지만 전쟁으로 최 씨가 죽고 귀신이 되어 이생을 다시 만난다. <취유부벽정기>에서는 송도에 사는 홍생이 평양에 놀러갔다가 달밤에 부벽루에 올라 시를 지어 읊으니 어디선가 선녀가 나타나서 밤새도록 함께 시를 지으며 노는 이야기이다. <남염부주지>는 박생이 어느 날 꿈에 저승사자에게 인도되어 염부주라는 세계에 가서 그곳의 염왕을 만나 유교, 불교, 미신, 우주, 정치 등에 대해 묻고 답을 듣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용궁부연록>은 한생이 꿈속에서 용궁으로 초대되어 겪는 일이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용왕에게 구슬과 비단을 선물 받는다.
이러한 만남 이후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들은 예전처럼 살지 못한다. 갑자기 죽거나,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이는 신비로운 만남이 주인공을 변화시켜, 다른 존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이야기가 그저 기이하고 흥미롭다고만 여기지 말고, 신비로운 만남이 주인공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며 읽으면 더욱 뜻깊고 재미있게 <금오신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