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문명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신과 영웅, 우주 이야기는 인간의 꿈과 욕망을 가장 생생하게 품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꼽힌다. 유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들려주는 무한한 상상력에서 힘을 얻고 인간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찾아왔다. 화가와 건축가, 시인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업적이나 영웅의 모험담을 다루며 길이길이 남을 예술과 문학 작품을 남겼다. 수많은 학자는 신화가 깃들어 있는 신전과 신탁소 유적지에서 학문의 영감을 얻고 신화 속 세상을 재구성하려 했다.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지 못한다면, 서구의 문학과 예술, 문화 전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감상할 수 없다. 박물관에서 명화를 감상하든 고전 문학을 읽든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치고 말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 신화는 너무나 방대하고 복잡한 세계라서, 수없이 많은 신과 인간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다. 단단히 마음먹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도전했다가도, 수많은 신의 어려운 이름을 기억하고 복잡한 계보를 따라가느라 어느새 재미를 잃고 손에서 내려놓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저자 에밀리 베이커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 읽는 독자의 고충을 이해하고, 막대한 그리스 신화 세계를 명쾌하게 재구성했다. 복잡다단하게 얽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올림포스 주요 신 중심으로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추리고 아름다운 명화까지 보탰다. 그리고 세상의 각 영역을 관장하는 신과 우주의 질서 이야기, 흥미진진한 신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 신의 반열에 오를 만큼 탁월한 영웅 이야기로 나누어 구성했다. 누구나 고전 문학이나 회화에서 한 번쯤 만나봤을 이야기를 선별했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큰 줄기를 쉽게 그릴 수 있다. 특히 섬세하고 풍부한 묘사와 흥미진진한 사건 진행이 돋보여서, 마치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읽듯이 페이지를 술술 넘길 수 있다. 책에서 사용한 신의 이름과 지명은 그리스 식으로 통일해서 정리하여 독자들이 지명과 이름을 기억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배려했다.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신화 만나다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것이다.
『처음 만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 1권은 신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아테나, 아폴론 등의 유명한 열두 신의 사랑 이야기부터 헤로와 레안드로스처럼 다른 곳에서 쉽게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아냈다. 아무리 위대하고 강력한 신이라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이나 운명의 장난으로 비극적 최후를 맞은 가슴 아픈 연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들의 사랑, 욕망, 복수, 저주, 음모 같은 이야기 모두 우리 인간의 내면 풍경과 현실 세계를 그대로 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