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요.”
“시키는 대로 못 해서 죄송해요.”
“됐어요. 난 그쪽 이름도 몰랐는걸.”
어떤 색도, 향도 띠지 않으려는 여자, 문초은.
견고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던 남자, 진윤승.
얽히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계약 연애라는 고리로 묶인다.
문초은은 어디서든 진윤승이 연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저 연인 행세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무심한 한마디가 따뜻해서, 무덤덤한 눈길이 다정해서
자꾸만 마음이 뭉글거린다.
“윤승 씨는 알아요? 좋아하는 감정이 어떤 건지?”
“같이 꽃을 보고 싶은 사람.”
하지만 아무도 떠올릴 수 없었다.
지금 당신과 함께 꽃을 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