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선택?? 집요함?? 어떤 걸 선택하야 하는 거지? 예수님이 스스로 선택한 고자를 옹호했던 분이라는 말이 있던데? 인류의 시초인 루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근친이라는 진실의 씁쓸함의 증거가 되고! 하지만 인류는 끝내 모순이라어떤 걸 이루기 위한 장치로 모순이라는 대발견을 이루는데……. 네 커플(?)이 남기는 씁쓸한 사랑 이야기.
……… “집을 나올 거라며? 아마도 반항을 위해서.”
도희는 대답 대신 커다란 샌드위치를 한 입 깨문 후 힘이 풀린 눈으로 훠이훠이 손을 내젓고는 스마트 폰을 집어 들었다.
“어떻게 나올 건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 이를테면 사내와 눈이 맞아서, 라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지.”
“나름 매력적이라고 믿는 분 같으니. 현실을 모를 법도 하겠죠.”
“…듣자 하니 길에서 대놓고 노숙을 했다던데. 계단에서 잠이 들면 친구가 익명의 신고를 해주기로. 지구대 아저씨들이 왔다던가.”
“스토컨가….”
“누가 하던 짓을 따라 해 본 것뿐인데. 사람을 사는 일은 하지 않았지만. 괜히 영업직이 술을 많이 먹는 건 아닌가 봐. 재미 들리겠어. 밴드의 ‘밴’자도 몰랐는데. 남친이 그런 것도 모르냐고 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니까.”
연석은 어딘지 들떠 말했다. 도희는 쯧 혀를 차곤 스마트폰 화면 위의 손가락을 움직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연석의 무례함이 참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는데, 친근한 척 눈치 없는 듯해도 은근히 상대의 기분을 살펴 가며 스스로 절제하듯 피하거나 멈췄기 때문이었다. 그런 행동을 몇 달이나 굳이 쫓아다니며 하고 있다는 것도 곰곰이 따져 볼 일이었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었지.”
“그래서?”
“엄마가 아빠를 불렀어. 당신 딸,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라고.”
“그래서?”
“둘이 열심히 나에 대해 토론을 했지.”
“오해는 대화로 풀어야 하니까 말이야.”
도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콜라를 쪽 빤 후 커피 잔을 들었다.
“두 분이 다시 재결합하면 가출할 필요 없잖아.”
“그건 좀 다를 걸.”
“어째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로?”
“흠. 그럼 어머니는 혼자가 되실 텐데.”
“남자 친구라도 하나 만들지 않겠어?”
연석은 목을 받쳤던 손을 턱으로 밀며 의문하듯 미간을 찡그렸고,
“그럼, 내가 대신 들어가서 살까?”
하고 갑작스레 말해 보였다.
“흐음. 아줌마가 취향이었어? 소문만은 아니었던 모양이지?”
“취향이 아닐 것까지야.”
그런 말에도 도희는 크게 놀라지 않으며,
“하긴 능금 아가씨였으니까.”
하고 이해한다는 듯, 그게 연석의 흥미를 끌어 귀부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상하지 않다는 투였다.
……본문 내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