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구 안에는 놀랍게도 작은 갓난아기가 들어 있었다. 녀석은 눈을 감은 채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고 주변은 금속 종이 쟁그랑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귓가가 간질간질해 오더니 온화하고 평온한 기운이 방 안 가득 퍼졌다.
그는 한참동안 꿀 속에 잠겨 있는 듯 보이는 아기를 들여다봤다.
“너 때문에 내 인생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어. 멍청한 인간들이 득시글거리는 클로피엄에서 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니. 그런데 이 위험한 곳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니 놀랄 노자군.”
우코바가 투덜거리자 아기가 미소 짓는 게 보였다. 녀석은 자신의 말을 다 알아 듣는 것 같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한 후 황금 구를 담요로 다시 덮었다. 그리고 쌓여 있는 옷더미와 책을 향해 가볍게 손짓을 하자 그것들은 저절로 떠올라 각각 옷장과 서가로 향했다. 방은 순식간에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우코바의 분노도 가라앉아갔다.....
16살의 권무영은 '라피스 고서적'을 운영하는 삼촌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집 앞에 크고 화려한 천막이 서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안으로 들어가자 초록색 눈의 마녀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건네준 것은 '길잡이 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