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완전한 교회는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교회를 꿈꾸는가? 우리는 교회에 너무도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완전한 교회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필사적으로 교회를 꿈꾸는 이유이다. 손봉호는 “지금 한국교회는 개신교 역사상 가장 부패했다. 한국교회 교인수가 줄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증인을 못 믿는데, 증인이 거짓말하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믿겠는가? 이제까지 믿었던 사람들도 부패를 보면서 낙심하고, 교회를 떠나고 있다.” 고 주장한다. 그는 “한때 삶의 중심부에 있었던 종교는 주변으로 밀려나 사적인 공간에서 쉬는 시간에나 관심을 쓰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기독교도 예외가 아니다.” 라고 지적하면서, “기독교의 권위는 떨어졌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발언권을 상실했다.” 고 한탄한다. 은준관은 존 로빈슨(John A. T. Robinson)이 예고한 ‘교회의 죽음’ 을 인용하며 “한국교회의 성장은 끝났다고 보는 것이 종교사회학자들의 일관된 해석이다.” 라고 설명하면서, “교회는 무엇일까?” 라는 근본적인 신학적 질문 하나를 제기한다. 그는 불만(Walbert Bühlmann)의 “제3교회의 도래”를 인용하며 2000여년의 교회의 진행을 제1교회, 제2교회, 제3교회로 구분하면서 , 20세기 중엽부터 역사의 무대를 서서히 장악하기 시작한 제3교회에 주목한다. 특히 “1985년을 기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한국교회의 침체현상은 이미 서유럽과 미국교회들이 경험한 교회 죽음의 징후들을 그 안에 담고 있다.” 고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이미 교회에 나가지 않는 교인이 증가하고 있고, 이런 현상이 ‘가나안 교인’ 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증후군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회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다수의 건강한 교회가 존재하고, 또 스스로 개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도 있지만, 그러나 오늘날 일부 교회의 모습은 신자들로 하여금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교회를 떠나게 한다. 교회를 떠나 방황하는 가나안 신자는 이제 어느 곳으로 향할 것인가? 과연 하나님이 그들을 위해 예비하신 가나안 복지는 이 땅 위에 존재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이미 가나안 땅을 마련해 두셨듯이, 오늘날 교회를 떠난 가나안 신자를 위해 복된 처소를 마련해 두셨음이 분명하다. 세속화된 인간들을 위한 인본주의 교회의 잔치는 끝났다. 유신론적 신본주의의 패러다임이 다시 시작되는 이 시대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하신 원형교회의 모범을 따라 이 땅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를 새롭게 세울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교회를 꿈꾸는 이유이다. 새로운 신본주의의 패러다임속에서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한 대열을 정비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가 얼마나 구시대의 인본주의에 오염되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예수님의 마음에서 멀어져 있는지 자각할 때가 왔다. 예수님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천국을 향해 열려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친히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영광의 나라로 가는 길을 열어주셨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시대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영원한 생명을 향해 열려 있다. 그것은 예수님을 위해 잠시 뿐인 자신의 생명을 버릴 때에 얻게 되는 영원한 생명이다. 우리가 꿈꾸는 교회는 세속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인간의 낙원이 아닌 탈 세속적이고 신본주의적인 하나님의 나라 곧, 하나님의 통치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잠시 뿐인 이 세상에서의 생명이 아닌 하나님 나라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소망한다. 우리가 꿈꾸는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이며,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예수님에게 충성을 바치는 예수님의 제자들의 교회이다. 시나브로 죽어가는 ‘제3의 교회’ 를 뒤로 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여 새로운 교회를 꿈꾸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긍지를 품고 다시 임할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능력 있게 나아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