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湖 모세원은 자신의 고향, 사랑, 옛님에 대한 열병 같은 심정을 때로는 素月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또 어떤 때는 鄭芝溶 같은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더러는 韓龍雲 같은 슬픔으로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속 심연에 그토록 깊은 고뇌와 탄식, 그리고 비명을 숨기고 있는 줄을 우리는 이 시집이 나오기 전에는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深湖의 「애국시」 편은 민족의 대립과 갈등을 역사보다도 더 근엄하게 고발하고, 옅어져가는 애국심을 준엄하게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구절마다 마디마다 절규처럼 울부짖는 그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걱정은 우리를 숙연케 만듭니다.
더욱이나 시인 모세원의 이번 시집(詩集)은 그 유형과 형식에서 일찍이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실험이라는데 그 문학적 의미가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글과 영문에서 漢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접근방식과 시각으로,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갖가지 악기가 어울려 화음을 내듯, 조화를 이루어 낸 작가의 능력이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시집 한 권에서 동서고금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문학과 음악, 미술을 비롯해 온갖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활용하는 작가의 격조 높은 지적유희(知的遊戱)가 우리를 매료합니다.
이 시집은 문학작품이면서 한편 인문학의 집대성이며, 만인필독의 교양서라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