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하늘을 날았다. 스스로가 아닌, 박재하의 품에 안겨.
“제기랄, 하필이면 여고생이 뭐야!”
알바하게 된 식당 창고에서 마주친 이상한 남자.
거뭇거뭇한 수염, 모자를 푹 눌러쓴 제법 탁월한 균형미를 갖춘 남자는
희주를 포식자 앞에 선 초식동물처럼 움츠러들게 했다.
몇 년 후 식품회사 대표와 그 대표의 눈이며 귀라고 알려진
사장 전속 대리란 새로운 위치에 서게 되는 재하와 희주.
「사직서를 일방적으로 받아 주지 않으시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떠납니다.」
진정한 친구 한 명만 존재한다면
평생 연애를 안 해도 외롭지 않다는 소신을 자꾸 흔들어 대는 여자.
재하는 갑작스럽게 내민 희주의 사직서에 혼란스러워하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관계의 거리에서
다가가려는 자와 그 거리를 유지하려는 자 사이에서 드디어 일은 벌어진다.
“자, 오 대리. 협상을 시작해 볼까?”
맛과 맛,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그 사이에서 일어난
맛이 참 예쁜 이야기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