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한 이 시대 가장 걸출한 경찰 소설 <해리 보슈 시리즈>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재미와 함께 현실적이고 진지한 사회범죄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 에드거 상, 앤서니 상, 매커비티 상, 셰이머스 상, 네로 울프 상, 배리 상 등 수많은 추리문학상을 휩쓸며 영미 스릴러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거듭난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작품이 소개되어 말테스 팔콘 상(일본), 38 칼리베르 상(프랑스), 그랑프리 상(프랑스), 프리미오 반카렐라 상(이탈리아) 등의 영예를 수여받으면서 명실 공히 세계적인 크라임 스릴러의 거장으로 자리 매김한 중견 작가이다. 2010년부터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를 완역 출간 중인 알에이치코리아는 이번에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의 위상을 높이고자 현대적인 세련미와 가독성을 높인 디자인으로 기출간된 시리즈 전권을 재단장하였다. 작가의 데뷔작이자 시리즈 1편인 《블랙 에코》를 시작으로 《블랙 아이스》, 《콘크리트 블론드》, 《라스트 코요테》, 《트렁크 뮤직》, 《앤젤스 플라이트》 등 시리즈 13편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있는 ‘해리 보슈 시리즈’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오랜 범죄 담당 기자 경험에서 비롯된 놀라울 정도의 사실적인 범죄와 경찰 조직의 묘사, 그리고 안티 히어로 해리 보슈라는 걸출한 캐릭터로 평론가와 독자들이 입을 모아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경찰 소설”이라 일컫는 작품이며, 영미권 크라임 스릴러의 모던 클래식으로서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
그의 지옥도를 닮은 피해 현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은퇴 후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프로파일러 시절 악당들을 쫓던 짜릿함과 삶의 의미가 옅어져 무기력해진 전직 FBI 요원 테리 매케일렙. 이즈음 예전 사건 수사 당시 자신을 도왔던 윈스턴 형사가 자문을 요청하고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이에 응한다. 온몸이 철사로 묶인 채 질식사한 부랑자 에드워드 건의 사건 현장 사진에서 경찰이 눈여겨보지 않은 올빼미 상과 라틴어로 쓰인 문장을 발견한 테리. 증거품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테리는 거기에 단서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한편, 건과 관련한 다른 사건을 맡았던 형사 해리 보슈에게 도움을 청한다. 오래전 같은 사건을 수사하며 유대감을 가졌던 두 사람이지만 보슈는 최근 벌어진 유명인 관련 살인 사건 공판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상태.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며 꼼꼼하게 수사를 하던 테리는 올빼미가 중세에 분노와 복수의 상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옥과 올빼미를 즐겨 그린 중세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에 피해 현장의 일부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한 최고의 캐릭터,
형사 해리 보슈와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렙의 불꽃 튀는 조우!
마이클 코넬리에게 최고의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은 명실 공한 대표작 ‘해리 보슈 시리즈’이지만 1996년 《시인》, 1998년 《블러드 워크》 등의 스탠드 얼론에서도 탁월한 추리 작가적 능력을 과시하며 각종 추리 문학상 수상 및 후보에 오른 바 있었다. 그리고 2001년 그는 LA라는 도시를 바탕으로 자신이 창조해 낸 캐릭터와 세계관을 집대성한 작품을 발표하는데 그것이 바로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이하 《다크니스》)이다. 해리 보슈 시리즈 7편이자 《블러드 워크》의 주인공 테리 매케일렙 시리즈의 2편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작가는 해리 보슈와 테리 매케일렙을 주인공으로, 《시인》의 잭 매커보이까지 등장시키며 마치 배트맨과 수퍼맨을 한 작품에서 보는 것 이상의 엄청난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다크니스》 출간 전까지 발표된 코넬리의 총 9편의 소설들은 시리즈 여부에 관계없이 이 작품 속에서 절묘하게 뒤섞이면서 작가의 가상 세계와 캐릭터들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LA의 실존 인물들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블러드 워크》에서 심장 때문에 온갖 고생을 했던 테리 매케일렙이 이 작품 속에서는 하루에 50알 이상의 약을 먹으며 연명하고 있는 것에 가슴이 짠해지고, 《시인》의 잭 매커보이 기자가 해리 보슈 형사에게 집요하게 정보를 캐내는 모습에 얄미움보다는 친밀함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크니스》의 최고 장점은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확실하게 정립된 해리 보슈라는 하드보일드 형사 캐릭터와 《블러드 워크》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 주었던, 그리고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와 대척점에 서 있는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렙의 만남이 일으킨 엄청난 화학적 효과다. 비정한 도시 LA의 마지막 남은 양심, 끊임없이 악의 본질을 캐내고 구정물을 퍼내어 도시를 정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스스로도 그에 대해 확신을 품지 못하는, 고독한 코요테의 이미지를 가진 형사 해리 보슈. 평생 악을 제거하러 쫓아다녔으나 결국은 본인이 악의 수혜자가 되고 말았고, 한편으로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또 한편으로는 구원받고픈 심정으로 가족 안에 숨어 버린 위태로운 남자 테리 매케일렙.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한 부랑자의 살인 사건으로 연결된 두 남자의 우연찮은 운명은 중세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지옥도까지 이어지고,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선인지 악인지 모를 자신의 본질까지 의심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다크니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해리 보슈의 본명이자 작품의 주요 소재로 이용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에 대한 이야기다. 살인 사건 현장이 네덜란드의 환상 화가 보슈의 대표작 <세속적인 기쁨의 정원>의 한 부분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한 테리 매케일렙은 당연하게도 해리 보슈와 사건의 관련성을 의심한다. 보슈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난해한 이름을 지어준 어머니 덕분에 해리 보슈 역시 그의 그림에 빠져드는데, 지상 세계의 방탕함과 폭력을 종교적 색채를 가미해 묘사한 보슈의 그림과 LA라는 도시를 보는 해리 보슈의 시각은 결국 다르지 않다. 타고난 프로파일러답게 보슈의 내면을 깊이 파악한 테리 매케일렙과 반대로 매케일렙의 허를 찌르는 보슈의 대결 구도도 작품의 흥미로운 감상점이다.
천사들의 도시를 지키는 다크 히어로 히에로니머스 ‘해리’ 보슈(Hieronymus 'Harry' Bosch)에 대하여
15세기 네덜란드 환상 화가인 히에로니머스 보슈의 이름을 딴 형사 해리 보슈는 1992년 마이클 코넬리의 데뷔작이자 에드거 상 수상작인 《블랙 에코》에 처음 등장했다. 할리우드의 창녀였던 보슈의 어머니는 그가 열한 살이 되던 해 거리에서 살해를 당했고, 이후 청소년 보호소와 위탁가정 등을 거치며 성장하게 된다.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과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절망을 먼저 경험했던 보슈는 16살에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다. 베트남전 참전 당시, 보슈는 25사단의 땅굴쥐로 활동했는데 이는 베트콩의 주 이동로인 미로 같은 땅굴에 폭탄을 설치하는 일이었다.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후 그는 LA로 돌아와 강력반 형사로 일하게 된다. 뛰어난 직관과 수사(특히 피해자)에 대한 열정으로 형사로서 그의 명성은 높아지지만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고 거짓을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경찰 상부와 FBI로부터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된다. 화가 히에로니머스 보슈는 지상세계의 방탕함과 폭력을 종교적 색채를 가미해 묘사했는데 해리 보슈의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 보슈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천사들의 도시 LA를 정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지만 그 절망적인 상황이 나아질지에 대해 스스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해리 보슈의 오른쪽 어깨에는 베트남전 참전 당시 새긴 쥐 문신이 있으며 머리카락은 살짝 은색을 띤 갈색, 눈동자는 거의 검은 갈색이다. 재즈광인 보슈는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 등장한 변호사 미키 할러와는 이복형제 사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