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가능성의 예술
피에르 왝의 교훈
현실을 떠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변화에 대한 심리적 저항
나는 무리 중 제일 앞서 있는가
2장 상상하지 않는 세대
중2 법칙: 우리 모두는 미래의 나를 만난 적이 있다
유태보존의 중요성
영국의 청소년 미래 예측 프로그램
상상하지 않는 청년들
3장 붕괴의 필요성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방법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넘어
붕괴와 새로운 시작
반복되는 문제들
4장 만유漫遊사회의 등장
아리스토텔레스와 장자의 소요
저항하듯 어슬렁거리는 사람
방랑사회가 올 것인가
우리 사회에 나타난 방랑인
5장 가상돌파구
상상하는 인간의 탄생
미래 예측, 평범한 사람의 생존 기술
과학적 미래 예측, 예술적 미래 예측
미래를 상상하는 세 가지 방법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곱 가지 동인
미래 시나리오로 돌파하기
6장 전·불·원 변화와 그 대응
“당신의 기업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전·불·원 변화의 정체
진보주의의 딜레마
지구용량 초과의 날
인간의 기계화, 기계의 인간화
로봇에게 혼나는 인간들
인간과 기계의 예측 대결
나를 증명하는 원본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지적 존재들
7장 예측가의 특징
싱가포르인들의 미래 대화
미래 예측의 정확도가 높은 사람들
미래에 대한 자신감
마을이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마을 만들기를 넘어 사회 재구성으로
에필로그
부록
주註
참고문헌
잘 살아남는 이들은 어떤 유형의 인간일까
확신을 갖기보다 중립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한다. 이들은 성실성, 신중함, 성찰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질적인 시각들을 아우르는 통합성, 상세한 정보에 근거한 판단, 지속적 정보 갱신의 특성을 나타냈다. 이들 부류는 어느 예측 정보도 한 번에 신뢰하지 않고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으며,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질문을 내놓거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갔다.
예측의 정확도가 높은 개인이나 미래지향적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학습이 아니다. 모르게 하는 것을 밝혀내는 학습이다. 이들은 관심이 없어서, 논리적으로 해명되지 않아서, 경험하지 않아서, 기존 관념을 벗어나서, 알고 싶지 않아서, 내 생각과 달라서, 너무 엉뚱해서 간과되는 정보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자신의 눈을 가린 인식의 장벽을 하나씩 허물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예측했다.
또 한 가지, 자아효능감이 높은 개인은 그렇지 못한 개인보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자기회복력이 높다. 미래 자아효능감을 가지려면 미래 예측이라는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미래 예측은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를 확장하는 활동이어서 때로는 고통이 뒤따른다. 자신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잘못 이해한 것에 대한 반성이 따라야 하고, 새로운 시각에 적응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변화를 수용하지만, 변화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 그 중심을 잡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점, 그 자신은 끊임없이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이 포인트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 자아효능감이 있는 개인은 변화와 더불어 성장하고 생존한다고 볼 수 있다. 변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관계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새로운 관계와 네트워크를 통해 생존력을 높이고 성장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사회가 ‘붕괴’되기를 원한다
오스트리아의 미래학자 로버트 융크는 공동의 이해를 추구하고 지혜를 모아 미래의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미래워크숍’을 개발한다. 그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모아 미래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했는데, 일반인도 전문가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적 상황과 접목시켜 미래워크숍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미래의 모습과 가능성을 탐색하며 격론을 벌인다. 저자는 사람들이 인지한 미래상을 네 가지로 압축한다. 사회가 경제적으로 계속 성장한다고 가정하는 ‘계속 성장’, 사회가 경제적 위기와 자원 고갈, 환경 재앙, 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무너질 거라는 ‘붕괴’, 사회는 결국 붕괴할 테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고 믿는 ‘보존사회’, 사회의 변화가 빠르고 엉뚱해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변형사회’가 그것이다. 이 네 가지 미래의 이미지는 각각 가정이 다르고 그에 따라 추구되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 전략이 다른데 미래워크숍 참석자들은 이런 미래상을 일상에 적용하고 배우며 미래 예측의 의미를 깨닫는다. 이 워크숍의 목적은 참여자들이 미래의 모습에 대해 다채롭게 토론하고 그들 스스로를 미래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있다.
지난 몇 년간 미래워크숍을 진행해온 저자는 시민들이 특정 미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미래 시나리오는 ‘붕괴’다. 특히 청년 세대가 ‘붕괴와 새로운 시작’이라는 미래상을 ‘선호 미래’로 꼽았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을 안겨준다.
저자는 『미래 공부』에서 젊은층의 이런 요구는 사회 진보의 대가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20세기를 근대화에 바쳤고, 물질적 풍요와 경제성장이 과거의 최우선 목표였으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가 발전할수록 치러야 할 희생과 대가도 커지며 우리가 물질적 풍요를 원하면 원할수록 혁신을 요구하는 문제들은 딜레마에 빠진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여러 사례와 이론을 근거로 청년들의 호소와 현 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미래상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괜찮고 무슨 일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할까? 저자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지향성과 미래지향성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고르겠다고 한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실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미래지향성이 인류의 보존과 진보를 위해 견지해야 할 중요한 태도라고 말한다.
미국 미드웨스턴에 거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참조하자면, 자신의 미래 모습을 자주 상상하는 청소년일수록 상대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동을 훨씬 덜하다. 반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은 감옥에 가거나 마약과 술에 탐닉하며 낮은 학업 성적을 보인다고 한다. 미래지향성이 높은 청소년은 행동의 결과와 주변의 환경 변화를 예측하므로 충동적인 행동을 삼가며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더 보호한다는 것이다.
미래지향성은 회복탄력성과도 연결된다. 불확실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미래를 견디려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회복탄력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 다양한 미래를 자주 상상하고 그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래학 1세대 학자인 짐 데이터에게 배운 저자는 ‘참여하는 미래학’에 방점을 찍고 독자들을 미래의 세계로 이끈다. 청년 시절의 불안과 좌절은 그를 미래학으로 안내했고, 이는 다양한 시민과 함께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시나리오를 확장하는 독특한 이론을 탄생시켰다. 그리하여 여러 저명한 단체에서 우수논문상을, 2017년에는 세계미래학연맹으로부터 ‘탁월한 젊은미래학자상’을 수상했다. [미래 공부]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불안한 미래를 당당하게 맞이하려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 예측은 변화를 앞서 이해해 그에 대응할 뿐 아니라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며 변화를 일으키려면 지배적인 시각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은 오늘의 반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