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속으로 스며든 새벽의 눈물처럼

유종우 | 키메이커 | 2019년 12월 1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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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비 내린 후에 오후의 공원 길을 걸어 보았다. 비에 젖은 풀잎이며 나무며 꽃잎들, 낙엽 같은 것들이, 비 내린 오후의 공원 길을 안개의 품에 안겼던 연푸른 빛깔로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아니, 더는 그릴 수 없는 희푸른 비안개 너머의 빗물들. 그 촉촉한 것들은 오후의 잎이 되어, 꽃이 되어, 나무가 되어 우리 곁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빗물을 다시 느끼려면 빗물을 머금은 그 길 위로 발을 내디뎌야 하리. 그러곤 그 모든 것을 보아야 하리. 느껴야 하리.
누군가는 그냥 스쳐 지나갔고, 또 누군가는 지켜보았을 그 길을, 빗물의 숨결이 빗속의 물보라처럼 일렁이는 그 길을, 비안개에 가려져 있던 빗줄기 같은 하루의 빛깔이 오후의 푸른 잎처럼 어른거리던 그 길을, 비 내린 오후에 걸어보았다.

저자소개

유종우

부산 출생.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바닷바람’을 발표하며 창작 활동을 시작함.
서정문학 신인상 수상.
최근작으로는 ‘동화나라 동화집’, ‘초롱롱롱 초롱비’, ‘집 없는 강아지’, ‘슬러시’, ‘재미있는 동화책’,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등이 있다.

목차소개

서문
바다의 빛깔이 물결처럼 밀려와
그 눈빛에 취해
물에 비친 보얀 물떼새의 모습처럼
푸른 숲의 노래
빗물의 불빛 사이로
바다의 온도는 푸르다
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
옅은 물빛 바람, 옅은 무늬, 옅은 물의 소리들
남녘의 푸른 나무
구름의 빛깔이 어린 풀잎
나무의 빛
꽃과 사람
파도의 날갯짓
해변의 유리꽃
바람과 구름과 빗물이 남아 있던 곳
느껴지는 대로
호숫가의 나무와 반딧불이
그대의 눈빛으로
바다 위에 서 있는 소나무
그대의 온기만이
아침의 창가에서 들려오는 노래
구름 사이로 부는 바람
달빛이 어린 초목의 잎사귀
기다림의 꽃잎이 되어
외로운 길
다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
지난날을 비추는 불빛
늪지에 핀 흰 눈꽃
바람의 소리가 들릴 때
물속의 목련화
바다 위에 비치는 작은 구름들
안개 속의 강물 그리고 갈대
바람 속에서
산과 구름 사이로
마음속으로 별을 그리면
이곳에서
바다의 푸른 별빛
겨울 언덕 위의 어린 새
흰 부엉이
너는 누구인가
호수 위의 별
차갑고도 따스하게
겨울의 품속에서
바다의 그 눈빛
어둠 속의 날개
마음속에 고인 빗물
풀밭 위의 하얀 꽃잎
별빛 잠자리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
회오리치는 불빛의 바닷가
그대의 그 모습 속에
안개 속의 산
푸른 물빛
나무숲의 하얀 왜가리
마음속에 부는 바람
그대의 작은 손에 어린 슬픔
흰 날개
소녀와 공작새
잠들지 않는 새벽
푸른 늑대
어제의 이지러진 그림자
창밖으로 흐르는 별빛
휘파람새의 산
어느 새벽에 바라본 눈빛의 꽃잎
습지 위의 별
안개 속의 그 사랑
별빛으로 물든 바다
바다의 바람에 옷깃이 나부끼면
하얀 수선화로 피어난 등대
유리새
그대의 빛깔
푸른 바다의 목소리
나무와 그대
호수의 눈빛 속에 그린 사랑
기다림 속으로 스며든 새벽의 눈물처럼
푸른빛의 바다가 눈부시게 푸른 빛으로 물결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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