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배포가 큰 간택이에요.
여인들의 경쟁에 궐이 불탈 정도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길까요.”
자국에서만 태자비를 뽑던 대국 양영의 전통이 깨졌다.
주변 열네 개의 속국 모두에 칠간택 참여 자격이 부여되자,
그중 존재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척국의 공주 호연이
먼 길을 지나 양영 땅에 도착하는데…….
“이럴 줄 알았다.”
……어쩐지 간택의 시작도 전부터,
“내 천치 같은 토끼. 아프다 소리도 못 하고 이리 돌아다닐 줄 알았어.”
웬 정신 나간 놈이 끝도 없이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이제는 궁금하구나.”
만나는 사람마다,
“너는 과연, 그 식욕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인지.”
간담이 떨어질 말들만 해 대는 것 같은데?
대륙의 중심, 양영의 아귀 같은 황자 주태원
변방 소국의 토끼 같은 공주 단호연,
그들을 둘러싼 백여 명에 이르는 간택 후보들과
서로의 식욕을 채우기 위한 칠간택이라는 노름판 위에서
동화당 처마에 묶인 붉은 비단에는, 과연 누구의 이름이 들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