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서 이기는 것은 대단치 않다. 위대한 장군은 전쟁하지 않고 이겨야 한다. 전쟁을 휴머니즘으로 승화시킨 인간학 병법서 비전(非戰)으로 승리하는 인간학 교재 전술가는 인간을 알고 인간을 처리하여 전쟁의 참화를 입지 않고 참 평화를 누리는데 그 근본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싸우지 않기 위해서 싸움을 배운다는 역설이 가능한 것이다. 전쟁도 평화도 다 사람의 일이다. 사람을 바로 알면 이 둘의 문제는 다 풀린다. 손자병법은 단순히 전투의 전략뿐 아니라 처세술로도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고 본다. 따라서 정치가들이 이 책을 통해 인간 다스림을 배우기도 하고 조선 근대에는 한때 초시의 교재로 쓰기도 하였다. 독일의 빌헬름 황제 2세도 1차 세계대전에 패한 뒤 손자병법을 읽고는 “내가 이 책을 20년 전에만 읽었더라면!”하고 탄식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손자병법을 역주하면서 필자는 이 내용을 인간학(Anthropology)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사람이 무엇이냐` ‘왜 그랬느냐`하는 인간 이해의 길목에서 손자병법을 읽자는 것이다. 정복욕으로 국토를 넓히거나 정권을 탈취하는 데 필요하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내쫓기도 하는 살벌한 정치 풍토를 보면서 한 번은 인간 이해를 위한 해석으로 읽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