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 홍한별
연세대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옮기면서 살려고 한다. 옮긴 책으로는 『권력과 테러』 『자라지 않는 아이』 『위대한 생존』 『오카방고 숲속의 학교』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나무소녀』 『네모난 못』 『자유 방목 아이들』 『밴버드의 어리석음』 『식스펜스 하우스』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 『사악한 책, 모비 딕』 『이 문장은,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아웃런』 『바다 사이 등대』 『달빛 마신 소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페이퍼 엘레지』 『몬스터 콜스』 『가든 파티』 『밀크맨』 등이 있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과 『미스테리아』 등에 글을 실었다.
“남자 없는 세상, 매우 재미있는 것으로 밝혀져!”
유전적 이상으로 남자가 멸종한 지구,
문명의 잿더미에서 여성들만의 세계가 새로이 생겨났다!
남자가 멸종했다
언젠부터인가 남자들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살아 있는 남자들이 일찍 죽어가고, 산부인과에서는 여자아이들만 태어난다. 급기야 세계 정상회담에 참석한 지도자 모두가 여성이 되는 날이 왔다. 수많은 남자들이 실종되었고, 남자나 정자들을 사고파는 암시장이 형성됐다. 그 와중에 자연재해가 발생해 세계를 휩쓸고, 전쟁과 폭동이 겹치며 이제 과거 문명은 무너져내렸다. 남자의 멸종, 문명의 단절… 이제 온전히 여자들만의 힘으로 일상을 꾸려나가고 세계를 유지해야 한다. 남아 있는 정자를 관리하고, 새로운 임신과 출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여자만 남은 세상의 ‘비욘세의 허벅지’ 마을, 이 책은 그곳에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자만 남은 세상의 일상, 지구에 없는 건 남자만이 아니다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은 거대한 서사를 따라가지 않는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사라진 인류의 첨단 문명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법체계와 경찰, 군대가 없는 세상에서 자원과 권력을 독점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이들은 그저 자신들의 일상을 이어갈 뿐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신만의 꿈을 꾼다. 사랑을 고백할지 말지 고민하고,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것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 익숙해 보이는 일상을 최신 IT 기술과 체계적인 시스템 없이 유지해가기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고 우애를 나눈다.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혐오하거나 차별하지도 않는다. 뛰어난 의술도 없고 빠른 교통수단도 없지만, 이들은 개인의 능력을 모아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고민과 대화를 통해 내적 성장도 이루어간다. 이렇게 ‘우먼월드’의 낯설어 보이면서도 익숙해 보이는 일상들은, 자연스럽게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지금의 일상과 관계 속에서 시시각각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시스템과 제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은 남자가 멸종하고 여자들만 남은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서로 의지하는 공동체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를 유쾌하게 보여주면서, 오늘의 세계를 돌아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유쾌하고 따뜻하고 관대하며, 어쩌면 조금 더 나은 세상
‘우먼월드’에는 남자가 없는 것은 물론, 페미니즘도 없고, 가부장제도 없고, 권력관계도 없다. 옛날 잡지 속 미백 화장품 광고를 보며 기이하다고 생각하고, 우연히 발견된 하이힐을 보며 도저히 그 원래 용도를 알아내지 못한다. 과거의 유물인 인공지능 탑재 기기에서 모두 여자 목소리만 나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자의 성기 모양을 한 구름을 보고서도 그저 물고기 같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과 직업이 있지만, 거기에 과거와 같은 지시와 복종의 관계는 없다. ‘비욘세의 허벅지’ 마을의 시장은 나체로 생활을 하며, 유방절제수술을 한 의사는 흉터 자국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다닌다. 시장과 의사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실제로 눈치를 보는 사람도 없지만, 이들의 친구들은 이들이 행여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같이 나체로 다니기도 하고, 자기도 흉터를 좋아한다고 조용히 고백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핵심 요소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기도 한 것이다.
위트 있고 솔직한 에피소드와 귀여운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가장 유쾌한 페미니즘 그래픽노블!
이야기는 ‘비욘세의 허벅지’ 마을에 사는 사람 중 10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상호작용하며, 관계를 맺고 감정을 나누고 투닥거리며 성장해나간다. 남성의 멸종을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도입부 후에는 심플하면서도 위트 있는 단편들이 이어진다. 각 캐릭터의 얼굴은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사람의 다양한 감정과 쪼잔한 고민들, 내면의 갈등이 놀랍도록 잘 드러난다. 페이지가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며,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미국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 반응! 책 출간에 이어 TV 시리즈까지!
미국 LA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는 저자 아민더 달리왈은 2017년 1월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 행사에 참여한 뒤, 이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2017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격주로 Woman World를 연재했다. 연재하는 동안 20-30대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이 작품은 회당 평균 3만~4만 개, 최고 11만여 개의 ‘좋아요’와 1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현재 그녀의 팔로워는 23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에 책으로 출간된 이후, 그래픽노블/만화에 수여되는 이그나츠상(Ignatz Award 2019)을 받기도 했다. 또한 디즈니 계열사를 투자를 받아 TV 시리즈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