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제 행복이란 꿈도 꿀 수 없는 그늘진 생활이 새로 시작된 것이었다. 해가 기울어지면 ‘올렌까’는 현관 층계에 앉아 있었다. 야외극장으로 부터는 음악 소리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예나 다름없이 들려 왔지만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감흥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리고 아무 욕망도 없이 그저 멍하니 텅 빈 정원을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밤이 오면 잠자리에 들어가서 폐허 같은 자기 집 정원을 다시 꿈속에 보는 것이었다. 음식은 마지못해 먹는 흉내만 냈다. 그러나 그녀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불행은 이미 아무 일에도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데 있었다. 물론 자기 주위의 사물이 눈에 띄었고 또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녀는 그런 일에 대하여는 아무런 자신의 의견도 세울 수 없었을 뿐더러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없다는 그것이 그녀에게는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