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쳐 봐라!” 하고 을러대었다.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외투를 벗기고 무릎을 채인 것 까지는 알았으나 그대로 눈 속에 나둥그러진 채 그 다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몇 분이 지나서야 정신이 들어 일어섰다. 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라곤 이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광장이 몹시 춥다는 것과 외투가 없어졌다는 것을 느끼고 그는 뒤늦게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광장 끝까지 들릴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죽을힘을 다하여 미칠 듯이 부르짖으며 광장을 가로질러 곧장 초소로 달려갔다. 초소앞에는 순경 하나가 장총에 몸을 기대고 서서 대체 어떤 놈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고 있나 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순경 앞으로 달려가서 숨을 헐떡이며 경찰관이 감시는 하지 않고 졸고만 있기 때문에 강도가 횡행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순경은 대답하기를 자기는 광장 한가운데서 두 명의 사내가 그를 불러 세우는 건 보았지만 그의 친구들이거니 생각하고 그 이상 눈여겨보지 않았노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자기한테 공연히 욕설을 퍼부을 게 아니라 내일 지서장을 찾아가서 말하면 지서장이 외투를 찾아 줄 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