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인 데서 물러갈 때는 허리를 굽히고 발걸음질 해서 문밖으로 나갔다. 또 의자는 다리를 쥐거나 마루바닥으로 끌어당겨 오지 않고 뒤에 기대는 데를 가볍게 들고 와서는 소리없이 내려놓는 것이다. 두 손을 배위에 포개놓고 혀로 입언저리를 핥으며 뻗치고 서 있지는 않았다. 만일에 누가 그렇게 한다면 ‘크나아크’씨는 꼭 같이 흉내를 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그후 일생 동안 이러한 몸가짐에 대해 진절머리가 나게 되는 것이었다……. 이것이 예절이었다. 헌데 ‘크나아크’씨의 무용에 이르러서는 아마 최고도로 무르익은 모양이었다. 깨끗이 치워놓은 살롱에서는 샨델리이의 가스불과 벽에 달린 난로 위의 촛불이 타고 있었다. 마루에는 활석(滑石)가루가 뿌려져 있고 제자들은 말없이 반원으로 둘러 서있었다. 한편 휘장 저쪽 옆방에서는 어머니들과 아주머니들이 굵은 빌로오도를 씌운 의자에 앉아서 ‘크나아크’씨가 허리를 굽히고 프록코트 자락을 손가락 둘씩으로 꼬집어 쥐고선 통통 튀는 다리로 마주르카 일부 일부를 실제로 해보이는 것을 자루 달린 안경을 눈에 대고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