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유의 이름을 화두로 올리는 친구들은 둘 중에 하나다.
진서유를 좋아하거나, 진서유를 좋아했거나.
그래서 붙여진 명칭이 있다.
여우와 신포도.
진서유를 좋아하는 애들과 진서유의 관계를 통틀어 칭하는 말이었다.
“야, 진포도.”
“……?”
서유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연두는 시비를 거는 말투로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너 말이야, 너. 신포도.”
그제야 저를 칭하는 말임을 알게 된 서유가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내가 신포도야?”
“어, 너는 신포도야.”
“왜?”
씨이. 연두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맥락 없는 감정들이 술기운을 빌려, 바이러스처럼 빠른 속도로 그녀의 이곳저곳을 장악했다.
“몰라, 애들이 다 그렇게 불렀어.”
“애들? 애들 누구.”
“고등학교 애들…….”
이연두는 다 말할 생각이었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애들이 아직도 나 진서유 친구라고 기억하는 거 알아? 심지어 너랑 나랑은 친구도 아니었잖아! 그걸 친구라고 부를 수 있어? 그냥 등하교 메이트였잖아. 애들이 얼마나 날 미워했는지 알아? 내가 얼마나 난처했는지 알아? 니가 알아? 니가 뭘 알아!
어린애처럼 와다다다 쏟아낼 준비를 마쳤다. 감정은 이미 최대치를 찍고 있었고, 마지막 이성은 산산조각이 난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