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멸종저항’을 위한 ‘마지막 비상구’
1부 비상경보, 위험한 에너지의 역습
“아이들 미래 위해 원전 말고 안전!”
신고리 5·6호기 현장
‘블랙스완’ 부인하다 일본도 당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공방
생존배낭 챙겨두고 ‘쿵’ 소리에도 깜짝
지진 1년 후 경주
동해안 원전에 쓰나미 덮칠 수도
지진 나면 핵발전소는 어떻게 되나
100만 명 ‘7시간 내 대피’ 가능할까
월성원전 사고 대비 실태
그들에게 원전을 맡길 수 있을까
원전 부실 관리 실태
핵폐기물, 저걸 다 어찌 처리할 것인가
핵쓰레기가 두려운 주민들
‘핵쓰레기통’ 10만 년 보관할 땅 있을까
버릴 곳 없는 핵폐기물
“핵 재처리는 원전 수백 년 더 짓자는 것”
핵폐기물 재처리 논란
“내 손으로 원전 짓고 암 환자 됐소”
핵발전소 주민 건강 피해 소송
원전 주변 지역에 살고 있는 죄
월성원전 주민 건강 피해
‘173등짜리 공기’에 병드는 한국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발암 먼지에 사람도 게도 까맣게 ‘속병’
보령화력발전소를 가다
석탄 함정에 빠진 ‘세계 4대 기후 악당’
미세먼지 대책의 허실
2부 찬핵 세력의 거짓말
“일본이 당한 재난, 한국에 닥칠 수도”
후쿠시마, 갈 수 없는 고향
끔찍한 재앙 후에도 여전한 ‘거짓말’
드러난 위험, 미흡한 대책
‘싼 전기 공급’ 매달리다 원전·석탄 중독
왜곡된 구조가 낳은 정책
후쿠시마 7년, 일부 마을 오염 더 증가
그린피스 특별 보고서
잇단 참사에도 원전을 더 짓자는 세력
도마에 오른 ‘핵마피아’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친원전 여론 만들기
돈 풀어 ‘친원전 이데올로기’ 주입
일반인 대상 원자력 홍보
3부 에너지 대전환은 가능하다
폭염·혹한…… 지금은 ‘기후 붕괴 시대’
현실이 된 기후변화 재앙
‘기후 악당’ 한국에 ‘온난화 징벌’ 본격화
국내 기상 재난 실태
‘트럼프 암초’에서 파리협정을 구하라
국제사회 기후변화 대응
한국의 에너지 전환 속도는?
국내 기후변화 대응
‘화석연료 제로’ 밀어붙이는 ‘주민의 힘’
스웨덴의 경험 (상)
‘말뫼의 눈물’ 딛고 첨단 친환경 도시로
스웨덴의 경험 (하)
100퍼센트 에너지 자립 마을
독일의 경험 (상)
태양광·풍력으로 가는 유럽 최강 경제
독일의 경험 (중)
원전 대국 프랑스에 태양광 전기 수출
독일의 경험 (하)
바닷바람 타고 세계 1등 기업 배출
덴마크의 경험 (상)
자전거 타는 ‘날씬이’와 ‘튼튼이’의 나라
덴마크의 경험 (하)
태양과 바람의 나라, 어제의 영광이여
스페인의 경험 (상)
경제 위기, 태양세…… 긴 터널 지나 새 출발
스페인의 경험 (하)
‘바람은 모두의 것’ 제주 이익 공유 첫발
풍력발전 현황과 과제 (상)
무시당한 주민의 분노가 ‘결사반대’로
풍력발전 현황과 과제 (중)
해상풍력, ‘제2조선업’ 도약 가능할까
풍력발전 현황과 과제 (하)
시민 주도 햇빛발전소, ‘원전 대체’ 시동
태양광 현황과 과제 (상)
친원전 세력이 퍼뜨린 ‘가짜 뉴스’
태양광 현황과 과제 (중)
거리에, 옥상에 태양광이 반짝반짝
태양광 현황과 과제 (하)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제품 각광
재활용 현황과 과제 (상)
일회용품,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재활용 현황과 과제 (중)
안 쓰고 덜 써야 ‘플라스틱 역습’ 막는다
재활용 현황과 과제 (하)
‘열’ 샐 틈 없는 태양광 공동주택 ‘실험 중’
제로 에너지 건축, 현황과 과제 (상)
세계는 지금 ‘에너지 제로’로 나아간다
제로 에너지 건축, 현황과 과제 (중)
여의도 51층짜리 태양광발전소 ‘열일’
제로 에너지 건축, 현황과 과제 (하)
취재팀 결산 좌담
원전 소풍 갔던 기자 ‘안전 신화’ 벗기다
돈 받고 원전 옹호한 언론 각성해야
취재기
수저가 날아다니는 곳에서 인터뷰를
민언련 ‘올해의 좋은 보도상’ 수상 소감
‘지속 가능한 미래’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필자 소개
기후 붕괴와 원전 재앙을 피할 ‘마지막 비상구’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나? 그 이전에 한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 책이나 자료는 있었는가? 이 책 『마지막 비상구』는 기후위기 시대의 한국의 현실을 발로 뛰며 밀착 취재해 집중 조명한다. 탈원전·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규명하고 에너지 정책의 대안을 모색한다. 전국 곳곳에 있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에너지 구조, 기후위기, 기후변화에 과한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크다. 특히 원자력발전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원자력, 화석연료 같은 ‘위험한 에너지’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 기후 붕괴와 원전 재앙을 피할 ‘마지막 비상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전은 과연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일까?
1부에서는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낸다. 원전은 과연 싸고 안전한 에너지일까? 탈핵 진영과 찬핵 진영의 입장을 번갈아 전하면서 이에 대한 진실 공방을 파헤친다. 특히 찬핵 세력이 주장하는 ‘원전은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허구성을 샅샅이 추적해 ‘원전은 비싸고 위험한 에너지’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첫손 꼽히는 ‘원전 밀집 지역’이라는 위험까지 안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보호책이 없다는 사실도 짚어낸다. 결국 원전이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말은 허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선량이 자연 상태로 줄어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10만 년’이다. 하지만 이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영구 처분 방법은 아직 어느 나라도 찾지 못했고, 한국은 최종 처분 방식에 대한 결정을 미룬 채 각 원전 인근의 임시 저장 시설에 계속 쌓아가고 있는 현실도 추적한다. 과연 10만 년 동안 핵폐기물을 보관할 땅은 있을까? 찬핵 세력들은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도 밝힌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의 건설과 운영에 64조 1,301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한수원이 사용후핵연료 관리비로 적립한 금액은 4조 7,384억 원에 불과하다.” “중간 저장 비용으로 2035년까지 26조 3,565억 원, 2053년까지 영구 처분 비용으로 37조 7,736억 원이 드는데, 한수원이 계상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비에는 사고 위험에 대비한 보험비만 반영돼 있다.” 이렇게 핵폐기장을 짓고 장기간 관리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데도, 한수원을 비롯한 찬핵 세력은 이를 감추고 원자력발전 단가에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원자력은 싼 에너지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도 밝혀낸다.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현장
이 밖에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현장을 찾아간다. 원전 인근 동네에서 지진을 겪은 후 매일 ‘생존배낭’을 챙기며 불안에 떠는 초등학생, 핵발전소 부근에서 수십 년 ‘물질’을 했다가 무더기로 암에 걸린 해녀 할머니들을 만난다. 원전에 쌓인 핵폐기물 때문에 마음을 졸이다가, 자녀 몸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까지 검출되자 ‘원전 가까이 산 죄’라며 가슴을 치는 어머니의 탄식을 듣는다. 원전 때문에 3번이나 이주한 마을 이장, 고기잡이나 과수원 등 생계수단을 모두 잃고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 신고리 1~4호기를 지을 때는 원전 반대 운동을 했지만 5?6호기 때는 ‘그냥 짓고 우리 이주시켜달라’고 입장을 바꾼 주민협의회장의 이야기도 전한다. 공기 좋고 물 좋았던 마을에 석탄발전소가 들어선 후 생계수단이었던 조개와 게는 탄가루투성이가 되고 주민들은 줄줄이 폐질환으로 숨지는 현장도 찾아간다. 정부가 미세먼지를 내뿜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고 공언했으나 문재인 정부 말까지 석탄발전의 절대량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사실도 드러낸다. 아울러 2030년이 되어도 삭탄화력이 국내 발전원 1위라는 모순된 사실도 지적한다.
‘원전 프로파간다’의 실상을 파헤치다
2부에서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원전·석탄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 배경과 문제점을 분석한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이 사고 위험과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감춘 채 원전을 ‘싸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포장하기 위해 언론과 지역 주민, 전국 초중고생에게까지 막대한 돈을 뿌려온 ‘원전 프로파간다’의 실상도 파헤친다. 한수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촘촘하게 국민의 세금으로 원전을 홍보하기 위해 언론과 지역 사회를 관리해오고 있었다. 광고 협찬비와 원전 옹호 기사로 얽힌 언론사는 물론이고, 대학 학보사에까지 홍보비가 들어간 사실을 밝힌다. 드라마, 예능, 퀴즈 프로그램까지 공략해 한수원이 어떻게 ‘친원전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있는지도 집중 취재했다. “2010년에는 한수원이 KBS 퀴즈 프로그램 [1 대 100]에 1년간 총 4억 4,31만 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자막 광고 72회, 원자력 관련 문제 출제 12회(월 1회씩), 한수원 직원 출연 12회를 요구했다. 실제로 그해 이 프로그램에는 ‘원자력 에너지가 유일한 대안’이라거나 아랍에미리트·요르단 등 원전 수출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는 문제들이 주기적으로 출제됐다.”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취재진은 원전 관계 기관과 기업 취재를 하기가 특히 어려웠다고 밝힌다. 자료와 답변을 요구하면 그들은 “모른다”, “답변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재진은 자료를 받아내기 위해, ‘비판 기사엔 반드시 반론도 싣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거듭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많은 자료를 분석하면서 한수원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한다. 결국 취재진은 한수원이 광고 외에 취재 협찬비를 언론사에 지급함으로써 여론을 관리해왔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 돈은 모두 국민들이 매달 내는 전기요금에서 나온 것이었다.
YTN은 2012년 3월과 2013년 9~12월 세 차례에 걸쳐 한수원에서 방송 제작 협찬비 4억 7,200만 원을 받았다. 또 2013년 12월에는 TV조선이 1억 8,000만 원, 연합뉴스TV가 1억 3,000만 원, JTBC가 1억 원, 채널A가 5,000만 원, MBN이 4,000만 원을 같은 명목으로 받았다. 2014년에는 시사교양 제작 명목으로 KBS에 7,500만 원, 한국경제TV에 두 차례 총 5,000만 원, MTN에 1,500만 원이 제공됐고, 채널A에는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 명목으로 3,000만 원이 지원됐다. 한수원은 또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총 222억 2,500만여 원을 언론사 광고비로 썼다. 이 중 방송 광고가 171억 6,600여만 원, 인쇄 광고는 50억 5,867만 원이었다. 한수원으로부터 광고를 받은 언론사는 주요 방송, 신문은 물론 지역지, 각종 전문지, 잡지, 인터넷 매체, 심지어 대학 학보사까지 다양했다. 핵폐기물 처리장을 관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역시 같은 기간 총 27억 860여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SBS는 지난 2013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도 원자력 및 에너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총 3,000만 원의 취재 지원비를 5회에 걸쳐 받았다. MBC도 2014년 같은 재단으로부터 1억 1,000만 원을 지원받아 그해 12월 11일 방영된 MBC 다큐프라임 [미래에게 말을 걸다-원자력 세대의 선택은?]을 제작했다. 이 다큐는 후쿠시마 사고 후 확산되고 있는 방사능 공포는 과도한 것이며, 원전은 경제적이고 안전하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을 잘 설득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조로 구성됐다. 이외에 [동아일보], [국민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의 언론사도 돈을 받고 원전에 관한 홍보성 기사를 써준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한수원은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여부를 놓고 사회적으로 논쟁이 뜨겁던 2015년 2월 산업부 출입기자단이 캐나다·미국 내 원전 지역을 시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산업부기자단의 해외 원전 시찰은 2월 1일부터 8일까지였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는 2월 12일로 예정돼 있었다. 기자단이 귀국한 직후인 2월 10일과 11일, 각 신문·방송에는 월성 1호기와 기종이 같은 캐나다 ‘포인트 레프로’ 원전의 수명 연장 가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리고 원안위는 회의를 한 차례 연기한 끝에 2월 27일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허가를 결정했다.
에너지 대전환은 가능하다
3부에서는 ‘위험하고 더러운 에너지’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까지 왔는지 국내외 상황을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제안한다. 특히 빠른 속도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원전 대국 프랑스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스페인 등의 사례를 살핀다. 새 사옥 전체를 재생 에너지 발전소로 만든 애플 등 선진국 기업의 혁신과 태양광 고속도로·제로 에너지 하우스 등의 첨단 사례를 통해 인간의 창의성이 ‘에너지 대전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곳곳에서 풍력과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제주도가 ‘바람은 모두의 것’이라는 ‘공풍화 정신’을 보여준 것처럼 주민이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조명한다. 이 밖에 재활용 현황과 과제, 건축물과 생산 시설, 교통수단 등의 에너지 효율화 방안 등도 제시한다. 한국도 산업용 전기료를 올려서 기업들이 전기를 아껴 쓰고 생산 시설 에너지 효율화를 서두르게 해야 하고, 그간 원전 등 기존 에너지 사업을 지원하는 데 쓰였던 전력산업기반기금도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써야 한다는 제안도 담았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수상
이 책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학생과 교수진이 만드는 [단비뉴스]에 2017년 9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연재된 탐사보도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을 묶은 것이다. 취재팀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현장으로 가자. 외국을 빼곤 직접 달려가 발로 뛰며 확인하자.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자. 익명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 모든 취재원의 이름·나이·경력 등을 최대한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고 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자. 데이터로 뒷받침하자. 통계나 기록 등 근거로 쓸 수 있는 자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긁어모아 분석하자.” 기사가 연재되는 동안 ‘원전 재난의 위험성과 미세먼지 등 화석연료의 폐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가장 생생하고 정밀하게 알려준 기사’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2018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과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등 권위 있는 언론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