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ewis Stevenson, 1850 - 1894)은 19세기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이다. 그는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등의 소설로 유명하다.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스티븐슨은 고향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를 방랑하는 경험을 가졌고, 그 경험들이 작품 세계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아버지는 등대를 건설하는 전문 엔지니어 였으나, 어린 시절부터 스티븐슨은 글쓰기에만 몰두할 뿐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7세에 에딘버러 대학교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였으나 가족의 반대를 뿌리치고 법학으로 전공을 변경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에는 여름 방학 동안 프랑스 등을 여행하면서 작가나 화가 등의 친구를 사귀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법대생으로 졸업을 하였으나, 이후로 변호사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1878년 그의 첫 작품인 "내륙 여행 An Inland Voyage"로 데뷰하였고, 이듬 해 연결된 이야기를 다룬 "당나귀와의 세벤느 여행 Travels with a Donkey in the Cevennes"을 출간하면서 인물 설정과 화자의 시선을 중시하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1881년부터는 여러 잡지에 단편 소설을 기고했고, 그 소설들을 모은 "새로운 아라비안 나이트 New Arabian Night" (1882)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집은 모험 소설가로서 그의 입지를 다지는 역할을 했다. 특히 당시 단편 소설은 주로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작가들이 강세를 보이던 쟝르였으나, 스티븐슨은 영국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의미도 있다.
이 당시 스티븐슨은 패니 오스본이라는 36살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졌고, 1878년 그녀가 이혼을 했으며, 1880년 둘은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결혼 후 신혼 여행으로 캘리포니아 지방을 여행한 스티븐슨은, 나중에 "보물섬"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연상시키는 단편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188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작품을 창작해냈다. 출혈성 폐 질환 때문에 침대에서만 지내야 했던 스티븐슨은 그 기회를 극적으로 활용해서 집필에 몰두했고,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이 모두 이 시기에 창작되었다. 예를 들어, "보물섬 Treasure Island" (1883)과 "납치 Kidnapped" (1886),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1886), "검은 화살 The Black Arrow" (1888) 등이 모두 이 시기의 산출물이었다.
1888년 스티븐슨 가족은 태평양 지역과 하와이 등을 여행하고, 하와이 섬에서는 하와이의 왕과 깊은 친분을 맺기도 했다. 남태평양 사모아 섬에 도착한 스티븐슨은 그곳에서 집을 짓고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수려한 자연 환경과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자극 받은 스티븐슨은 태평양의 섬들에 대한 연작 소설들을 발표했다. "난파선 약탈자 The Wrecker" (1892)과 "섬의 밤이 주는 여흥 Island Nights' Entertainments" (1893), "썰물 The Ebb-Tide" (1894), "남쪽의 바다에서 In the South Seas" (1896) 등이 해양 모험 소설의 쟝르에 속한다.
그리고 작품 세계 역시 성숙해 지면서 단순한 모험을 넘어서는 일상적 삶 속에서의 역동성을 찾아 내는 단계로 발전했다. 이러한 작품들 덕분에 그는 당대의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 세계 문학의 대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1894년 스티븐슨은 사모아 섬에서 사망하고, 그의 무덤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베이아 산 위에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