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화보
머리말
1장 『광인일기』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1. 『광인일기』의 의미생성구조
대립적 의미항: 달과 개
‘나’의 세계 인식 과정
세계 인식의 메커니즘
새로운 세계 변혁을 위하여
2. 『광인일기』의 의사소통구조
액자 형식, 안 이야기와 바깥 이야기
『광인일기』의 의사소통구조
‘救救孩子……’와 ‘救救孩子!’
3. 『광인일기』의 문학적 시공간
『광인일기』의 시간 구조
『광인일기』의 공간 구조
『광인일기』의 시공간과 의미생성
『광인일기』의 열린 독해를 위하여
2장 「광인일기」 창작의 이모저모
1. 국민성 개조와 시대 의식
문학으로의 복귀
국민성 개조: 신민(新民)과 입인(立人)
2. 모티프로서의 식인과 광기
식인과 문명
광인과 광기
3. 새로운 서사 양식
1인칭 화자 서사
일기체소설
액자소설
3장 세계문학 속 광인
1. 고골의 「광인일기」
망상과 욕망
광기와 자아 찾기
2. 모파상의 「오를라」
환각과 이성의 경계
네 차례의 공간 이동
3.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
욕망의 사다리
일기와 부록, 가타카나와 히라가나
4장 「광인일기」 연구 현황
1. 중국의 「광인일기」 연구
「광인일기」의 광인 형상
「광인일기」의 창작 방법
「광인일기」와의 비교연구
텍스트 네 편의 상이한 관점
최근의 「광인일기」 연구 일례
2. 일본의 「광인일기」 연구
다케우치 요시미의 루쉰론
마루야마 노보루의 루쉰론
이토 도라마루의 루쉰론
마루오 쓰네키의 루쉰론
기타 연구자들
3. 한국의 「광인일기」 연구
개시기(1920~1970년대)
발전기(1980~1990년대 중반)
심화기(1990년대 중반 이후)
「광인일기」 비교연구
주석
참고 문헌
◎ 출판사 서평
한 편의 단편소설 「광인일기」에서 책 한 권을 써내기까지
- 작품의 내재적 의미에 집중하여 「광인일기」의 현재적 의미를 발견하다
루쉰의 「광인일기」는 단편소설이다. 『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의 저자 이주노 교수는 어떻게 단편소설 한 편으로 그보다 훨씬 두꺼운 책 한 권을 엮어내게 된 것일까? 저자는 “루쉰을 어떻게 읽을까 고민하던 끝에 내 나이에 루쉰이 썼던 글을 읽기로 하였다. 그때 내 나이 서른여덟, 루쉰이 서른여덟에 썼던 작품이 「광인일기」였다”라며 「광인일기」 연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설명한다. 그러나 「광인일기」에 천착하는 사이 어느덧 25년의 시간이 흘렀다. 최초의 의도에서는 벗어났지만, 세월의 무게만큼 그의 연구에도 깊이와 넓이가 더해졌다.
「광인일기」를 연구하는 이주노 교수와 다른 연구자들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나는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작가 루쉰의 존재와 상관없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텍스트로 존재할 수 있으며, 자신 안의 내적 질서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 아마도 나의 이러한 관점이 국내외 여러 연구자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중국에서 루쉰에 대한 평가가 신격화까지 나아갔던 만큼, 루쉰의 작품에 대한 독해 역시 작품 외적 요소의 강력한 영향 아래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는 텍스트 내부의 질서에 주목하는 ‘꼼꼼히 읽기’를 시도하며, 이를 통해 신문화운동기인 1918년 5월 중국에서 발표된 「광인일기」가 2019년 한국의 독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시공간을 뛰어넘는 작품의 보편성을 찾아내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100년 전에, 우리와는 사뭇 다른 역사적 경험을 가진 중국에서 쓰인 「광인일기」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오늘’ ‘지금’의,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위하여
- ‘식인’과 ‘광기’의 모티프에 주목하여 「광인일기」의 열린 독해를 시도하다
“이 작품을 작가의 국적이나 인종, 성별, 작품의 언어, 등장인물과 장소의 명칭 등에 얽매여 민국 시기의 중국 사회를 묘사한 작품으로 왜소화하여 읽을 이유가 없다.” 저자는 루쉰과 구태여 연결을 지어 「광인일기」를 독해하는 방식을 ‘왜소화’라고 일컫는다. 그 대신 저자는 텍스트 내부의 질서를 우선하여 「광인일기」의 의미생성구조, 의사소통구조, 서사 양식 등을 분석하는데, 여기서 핵심이 되는 건 ‘식인’과 ‘광기’의 모티프이다. 이들 모티프를 중심으로 「광인일기」의 서사 전략을 분석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울뿐더러 결국은 「광인일기」가 지닌 보편성을 찾아내는 길이기도 하다.
“「광인일기」를 5?4신문화운동 시기의 중국이라는, 특수한 시기의 특정 지역에서 나타났던 인간의 삶과 세계 인식에 대한 텍스트가 아니라, 인류 문명사에서 야만적 폭력과 기만적 허위의식에 대한 저항과 실천의 텍스트로 읽고자 하였다. 이렇게 읽어야 이 작품이 지닌 세계적 보편성을 파악할 수 있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러한 저자의 언급처럼, 지금껏 중국의 정치 질서를 둘러싼 권위 담론이 「광인일기」의 의미를 당대의 것으로, 정치의 것으로 축소해 왔다면, 텍스트 내부에 주목하는 독해 방식은 작품의 보편성을 발견하여 「광인일기」를 ‘오늘’ ‘지금’의,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광인일기」와의 비교문학 연구, 한중일 3국의 「광인일기」 연구 현황을 한자리에!
- 작품 독해의 외재론 vs. 내재론을 중심으로
‘3장 세계문학 속 광인’에서는 루쉰의 「광인일기」를 니콜라이 고골의 「광인일기」,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와 비교?분석한다. 고골의 「광인일기」는 광기를 통해 러시아 사회의 축소판인 페테르부르크 관료 사회를 풍자하고, 「오를라」는 감각할 수 없는 무언가의 존재로 인해 점점 심해지는 망상과 광기를 그려낸 환상소설이다. 『미친 노인의 일기』는 페티시즘, 마조히즘-새디즘 등을 매개로 광기에 가까운 성적 욕망을 도발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노인의 섹슈얼리티 문제를 제기한다. ‘광기’에 주목하는 이 세 작품 속에서 광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광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심화하는지 등을 살피며 앞선 1, 2장의 논의를 복기해보면 루쉰의 「광인일기」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한중일 3국은 각자의 역사적 경험에 따라 루쉰에 대한 평가를 달리해 왔다. 일본은 루쉰이 20대에 유학하여 문학적 자각을 형성하였던 곳인 만큼 일찍부터 루쉰에 관한 연구가 활발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사회주의혁명의 기치 아래 신격화로 나아갔다가 1980년대 이후에야 ‘인간 루쉰’을 되찾았으며, 한국에서는 한때 반공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위축되었다가 1970년대 이후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으로서 되살아났다. ‘4장 「광인일기」 연구 현황’에서는 이제까지 중국에서의 「광인일기」 연구를 창작 방법 중심으로 정리하고, 최근 중국의 연구 성과를 일례로 보여준다. 일본에 관해서는 주요 연구자(다케우치 요시미?마루야마 노보루?이토 도라마루?마루오 쓰네키 등)의 연구 업적을 정리하고, 한국에 관해서는 「광인일기」 연구 역사를 개시기(1920~1970년대)-발전기(1980~1990년대 중반)-심화기(1990년대 중반 이후)로 나누어 정리한다. ‘앞으로의 「광인일기」 연구에 조그마한 징검다리가 되기를 소망한다’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이 루쉰과 「광인일기」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좀 더 깊고 넓은 이해를 가능케 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