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취업 합격 문자를 받았는데,
난데없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죽었구나 싶었는데, 온통 새하얀 이곳은 어디람?
그리고 그쪽은 누구세요……?
[다시 돌아가고 싶은가요?]
자신을 ‘꽃 정령’이라 소개한 소녀는
다시 살아나고 싶다면 한 가지 미션을 해결하라고 한다.
[한 사람의 삶을 바꿔 주면 됩니다.]
무슨 삶을 어떻게 바꾸라는 건지도 모른 채
얼떨결에 새로운 세상에서 눈을 뜬 나는 깨닫는다.
이곳은 소설 <그 황녀님의 대공> 속이고
나는 악역 조연 캐릭터인 ‘릴릴 커프’가 되었다는 것.
원래는 삽질하다 금방 퇴장하는 엑스트라인데
어째 모두들 나를 부둥부둥 해 준다……?
심지어 남자 주인공 카페론은 자꾸 들이댄다.
이미 원작이랑 딴판인데 뭘 바꾸라는 거야!
한편, 21세기 문명화된 대한민국에서 살던 나는
발전되지 못한 중세 시대의 삶이 고단하기만 하다.
어떻게, 공대 출신 실력 좀 발휘해 봐?
뜨거운 관심과 불편한 살림살이 속에서
그 악조님 릴릴 커프가 살아가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