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에서 펼쳐지는 인문학 스토리텔링
《해파랑길을 걸어요》시리즈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애플이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인문학적 상상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최첨단 과학이 이루어내는 내일의 세계가 바로 인문학의 힘에서 나온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인생의책 출판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인문학을 친근하고 재밌게 접근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길인 해파랑길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여러 가지 설화, 전설, 역사, 인물 이야기와 각 지역의 고유한 자연 생태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나 볼 수 있도록 《해파랑길을 걸어요》 시리즈를 기획하기로 결정하고, 이제 그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해파랑길이란?
호랑이를 닮았다는 우리나라 땅. 호랑이 등 쪽은 동해안이 되겠지요. 이렇게 호랑이 등을 타고 부산부터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쭉 올라가는 길이 바로 ‘해파랑길’이에요.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여 (사)한국의길과문화와 각 지자체 및 지역 민간단체가 뜻을 모아 조성 중인 길이지요. 2014년 말까지 1차 조성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고, 그 뒤로도 길은 계속 정비될 거예요. 부산, 울산,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삼척·동해, 강릉, 양양·속초, 고성까지 10구간으로 나뉘어 있고, 각 구간마다 몇 코스씩 나누어 총 50코스로 이루어져 있어요. 《해파랑길을 걸어요》는 10구간 중, 걸으며 인문학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다섯 곳(부산, 경주, 삼척, 강릉, 고성)을 뽑아 각각 한 권씩 나누어 소개한 시리즈입니다.
왜 걸어야 할까요?
최근 전국에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전국 도보길만 595개에 달한다고 해요. 이러한 걷기 열풍은 이미 세계 곳곳에도 불고 있어요. 프랑스 사람들은 산책을 뜻하는 ‘랑도네’를 즐겨요. 자연을 벗 삼아 마음에 행복을 주는 걷기를 해요. 일본에서는 걷기 대회가 일 년에 2천 5백 회쯤 열려요. 걸으며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접하지요. 독일은 공기를 오염시키는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자는 의미로 걸어요. 미국은 비만 문제가 심각해서 학생들에게 걸어서 등교하기를 권장하고 있어요. 그럼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걸을까요?
옛날부터 지혜로운 사람들은 큰일을 앞두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길을 걸었다고 해요. 길을 걷다 보면 생각이 모아지고 머리가 맑아져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틈만 나면 제자들과 걸으며 토론하는 방식으로 철학을 가르쳤어요. 그래서 페리파토스학파(산책학파)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해파랑길을 걸어요》(총 5권)는 각 권마다 해파랑길을 소개하기 전에 걷기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짚어 보고 있어요. 빠른 교통수단에 익숙해진 몸, 그러면서 자연과 멀어지고 본연의 나와 멀어지는 현실을 인지시켜 주지요. 이제 자신의 두 발에 온몸을 맡기고, 길을 걸으며 자연과 본연의 나를 만나길 권하는 책입니다.
어떤 길을 걸을까요?_ 유서 깊고 뼈대 있는 인문학길을 걸어요!
걷기 좋은 길로 소개된 곳은 엄청나게 많아요. 그중 부산부터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은 오늘날 새로 가꾸어 낸 경치만 좋은 길이 아니에요. 해파랑길의 유래는 1,4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7세기 무렵,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멸하고 통일 국가를 이루면서 신라의 정신과 문화를 대표하는 화랑도 문화가 동해안 곳곳에 전파되었어요. 화랑들은 전국 방방곡곡 깊은 산과 맑은 물을 찾아다니며 호연지기를 길렀는데, 삼국 통일 뒤 가장 선호하던 수련 길이 바로 경주에서 금강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길이었답니다. 또한 통일 뒤 넓어진 영토를 잘 통치하기 위해 주요 교통로로 정비한 길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우리 역사가 깃들어 있는 해파랑길 곳곳에는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만의 신화와 전설이 깃들어 있어요. 문화재와 유적지는 물론이고, 각 지역 고유의 생태와 자연을 만날 수 있지요. 자연이 만든 신비 속에 어떤 과학 원리가 숨어 있는지도 살필 수 있어요. 길을 걸으며 경치만 즐기는 데 끝나지 않는, 인문학이 살아 있는 해파랑길을 걸어요.
직접 두 발로 걸어서 다녀온 뒤 소개하는 체험 보고서
《해파랑길을 걸어요_ 경주》 편은 이동미 선생님이 해파랑길 경주 구간을 직접 다녀와서 썼어요. 해파랑길 지도를 보며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서 다녀온 체험담을 담았기 때문에, 실제 걷기 여행을 갈 때 도움이 될 정보가 가득해요. 해파랑길 여행 구간별 소개는 물론이고, 각 구간마다 특징적인 생태와 자연 환경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요. 또 여행지에 가서 먹고 즐길 음식과 축제에 대한 정보도 빼 놓을 수 없지요. 무엇보다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설과 역사적 사건·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뤘어요.
▶내용 소개
해파랑길 경주 구간 10코스에서 신비로운 주상절리를 감상하고
11코스를 중심으로 12코스의 송대말 등대까지 둘러봅니다.
호랑이 등을 타고 걸어 볼까요?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 주상절리대를 감상해요. → 읍천항에서는 더 천천히 걸어도 좋아요. 예쁜 벽화 덕분에 온 마을이 갤러리 같아요. → 11코스에 접어들어서는 신라 역사의 진한 향기를 맡아요. 문무대왕릉와 감은사지, 감은사지 3층 석탑과 이견대까지 둘러봐요. → 감포 오일장을 구경하고, 감은사지 3층 석탑 모습을 본뜬 송대말 등대를 만나요.
멋진 풍경과 다양한 생물을 만나요
경주 구간에는 신라 유적이나 문화재 말고도 유명한 게 또 있어요. 바로 ‘주상절리’예요. 용암이 분출하여 급격하게 식으면서 용암 표면에 균열과 틈이 생기고, 이것이 수직으로 이어서 발달하면 단면이 육각형이나 삼각형 모양의 긴 기둥이 돼요. 이것이 주상절리예요. 신생대 말기에 생겼어요. 자연이 만든 신비지요. 누워 있는 주상절리, 솟아 있는 주상절리도 신기한데,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도 있어요.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에요. 그 밖에 문어, 돌돔, 넙치, 동해담치도 만날 수 있어요.
길 위에서 전설과 역사를 만나요
경주 구간 11코스 해안가에 촛대 바위가 있는데 삼신 할매가 변한 거라고 해요.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해요. 신문왕이 어느 날 작은 섬에 자라난 대나무로 피리로 만들어 부니, 아픈 사람은 병이 낫고 적군은 물러났대요. 이 피리를 만파식적이라 불러요. 그 밖에 문무대왕이 삼국 통일을 이루고, 뒤이어 신문왕이 강력한 왕권을 확립한 역사가 재미난 이야기로 담겨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