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를 위해 미디어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
vs
“언론도 제4의 권력이나 다름없으니 견제해야 한다.”
미디어의 힘을 두고 벌어지는 팽팽한 논쟁,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까요?
대부분의 언론의 관한 청소년책은 언론(미디어)의 사명이나 역할 혹은 언론의 생리에 관한 것을 다루는 것에 그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미디어의 힘을 견제해야 하지 않나(Is Media Too Powerful?) 하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끕니다. 왜냐하면 이 책이 언론에 관한 종래의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론의 힘이나 미디어의 권력을 견제하자고 주장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안시부터 하고, 경원시합니다. 그래서 누구는 언론의 자유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노력하거나 싸운 사람들을 민주 인사라고 하며 칭송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지키고 싶은 언론의 자유의 보호막 아래서 미디어나 언론이 자신의 잇속만 챙기고 오히려 우리의 민주주의를 해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의문을 포함하여 미디어(언론)의 역할, 사명, 기능 그리고 뉴미디어의 도래로 인하여 변하게 될 우리 사회의 면면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4의 권력인 미디어가 우리를 위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제대로 작동하여야 우리가 미디어의 자유를 지킬 명분이 서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껏 여론은 언론이 권력의 규제를 받으면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 자율 규제 외에 어떤 규제도 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미디어가 언론의 자유를 남용해 제4의 권력으로 자리 잡고 오히려 민주주의를 해하는 역할 또한 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미디어로 인해 피해를 줄이려면 미디어를 규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두 입장은 팽팽히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론을 둘러싼 두 가지 모습은 우리의 언론에 대한 인식을 가다듬게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 언론이 이제 거대할 대로 거대해져 견제를 받아야 할 권력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권력의 모습은 뉴스코퍼레이션으로 대변되는 루퍼트 머독의 회장의 모습이고,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랭크 라 뤼(Frank La Rue)는 한국 방문 결과 전문에서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후퇴되었다고 진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언론을 견제해야 할지에 대한 우리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미디어가 민주주의에, 표현의 자유에 결코 불편부당한 존재가 아님을 인정합니다. 미디어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일정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거대한 미디어의 힘으로부터 우리의 사회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인식과 자세를 가져야할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21세기 뉴미디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갈 우리는 그동안 뉴미디어가 사회에 끼친 공과 과를 정확히 따져보고 그 책임과 권리에 대해서 짚어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언론의 자유도 지키면서 미디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세더잘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 《미디어의 힘, 견제해야 할까?》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새로운 미디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에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책 속에서
정부와 군에게 언론 보도는 전쟁의 목표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단지 군사 정보를 유출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전쟁의 경우, 미군의 시체 운반용 부대가 산더미처럼 쌓인 끔찍한 광경을 방영한 텔레비전 보도로 말미암아 미국의 여론이 참전에서 반전으로 돌아섰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만일 베트남 전쟁 보도가 없었다면, 미국 국민은 전쟁의 참상은 까맣게 모른 채 자국 정부를 지지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민주 정부라 하더라도, 특히 전시에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미디어의 보도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있는 거죠.
-32쪽, 2. 미디어는 얼마나 강력할까요?
“대중이 무엇에 대해 알 권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전 세계적으로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입니다.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말미암아 피해 입은 사람들은 언론이 한 개인의 삶을 파괴하거나 통제불능으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미디어 전문가들은 권력을 공개적으로 감시하려면 언론의 자유가 필수적이라는 말로 맞서죠.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의 비행을 들추어낼 수 없어 묻히게 되고, 이는 결국 대중을 기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합니다.
-50쪽, 4. 미디어가 우리의 자유를 보호할까요?
시민 기자의 등장은 특히 전통적 미디어가 제공하지 못했던 정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어요. 2008년 티베트 시위와 2009년 태국과 이란의 시위와 같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는 오로지 시민 기자들의 힘으로 보도될 수 있었습니다. 또 2004년 인도의 충격적인 쓰나미 사진을 제공한 것도 시민 기자들이었어요.
-70쪽, 6. 미디어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